작약과 공터 문학과지성 시인선 624
허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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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의 시를 읽으면서 좋아하고 있다는 게 스스로 대견했다. 그냥 그랬다. 지나온 계절의 상흔을 더듬는 시간이라 홀로 아파하면서. 다시 맞이할 계절의 풍경은 비슷하거나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알 수 없는 미지의 그것이라는 것이 위로가 된다. 이 시집이 좋아서, 좋아서, 좋다고 계속 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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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12-1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시를 잘 모르는 저도 허연 의 시는 읽고 싶어요! 한국 가면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저는 허연 의 <오십 미터>를 좋아합니다.

자목련 2025-12-24 10:57   좋아요 0 | URL
<나쁜 소년이 서 있다>로 처음 허연의 만났는데 그 시집을 좋아해요. 다락방 님이 좋아하는 <오십 미터>도 기회 되면 읽어봐야겠습니다.이 시집도 좋습니다!

자목련 2025-12-24 15:59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허연의 신간이 나오면 분명 샀을 것 같아서 검색해보니 페이퍼도 썼더라고요 ㅠ,ㅠ
아,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이 가득입니다.
다락방 님 덕분에 <오십 미터>를 다시(아니, 처음 읽는 것일수도 ㅎㅎ)읽을 것 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12-19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년부터는 자목련 님을 본받아 시집 좀 읽어보려구요.
좋은 시집 추천 많이 부탁드립니다.^^

자목련 2025-12-24 10:59   좋아요 1 | URL
시를 잘 모르지만 시는 좋습니다, 시집을 정리하고 있지만요 ㅋㅋㅋ
 

서랍에서 산타를 꺼냈다. 밤마다 별이 반짝인다. 밤새 켜져 있는 줄 알았는데 몇 차례 시도를 해 본 결과 5시간 켜지고 자동으로 꺼진다는 걸 알았다. 5시간의 기준은 뭘까, 깊은 밤이 유지되는 시간이라는 걸까. 제품을 만든 이만 알 수 있을 터. 누군지 모르는 그는 나처럼 궁금해하는 이가 있다는 걸 알까.


새벽에는 꽤 많은 겨울비가 내렸다. 이제 비는 내렸다 하면 폭우 수준이다. 비가 그치고 한파가 온다는 알림 문자를 받고 나니 겨울의 추위를 실감한다. 12월이니 이 추위는 하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중수, 고수의 추위가 남았다는 말이다.





책과 커피를 샀다. 정확하게는 소설과 커피를 샀다. 최은미의 짧은 소설 『별일』, 과 정이현의 단편집 『노 피플 존』이다. 오랜만에 마음산책 짧은 소설을 만나고 정이현의 소설은 특히 더 오랜 만이다. 원두를 가는 일이 귀찮아서 핸드드립으로 구매했다. 원두를 가는 건 나보다 작은언니가 많이 하지만. 알라딘에서 출시되는 원두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지만 먼저 마셔본 이들 덕분에 선택은 어렵지 않다. 땡스투는 오늘도 새로운 커피와 함께 오늘도 반할 리뷰를 쓰신 그분에게!


산타의 웃는 모습을 보면 나도 웃게 된다. 인위적인 웃음이지만 미소는 언제나 좋다. 택배 상자를 열자마다 퍼지는 커피향은 더 좋다. 맛을 보면 좋음이 더 커질 것이다. 소설도 그렇겠지 기대한다. 최은미의 아주 짧은 단편과, 정이현의 적당한 단편이 들려줄 이야기. 겨울을 함께 보낼 친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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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 2025-12-11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향이 여기까지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맛과 향이 잘 어우러진 독서 커피 되셔요~^^

자목련 2025-12-16 12:32   좋아요 0 | URL
커피향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따뜻하고 포근한 날들 이어가세요^^

독서괭 2025-12-11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산타 푸근하고 예쁘네요~ 성탄절 분위기 확 납니다^^

자목련 2025-12-16 12:33   좋아요 1 | URL
근데 산타가 선물은 안 줄 것 같아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5-12-13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주 잠깐 외출했을 때 눈 앞에 싼타 인형? 동상?이 있는 거에요. 예뻐서 사진 찍었는데 웃는 눈 모양이 자목련 님의 싼타와 비슷하단 생각을 했어요.ㅋㅋ
그리고 책 두 권 다 눈길이 갑니다.
원두 커피향은 벌써 상상이 가구요.^^

자목련 2025-12-16 12:36   좋아요 1 | URL
트리는 없지만 산타랑, 루돌르, 눈사람 인형을 연말 분위기를 내고 있어요^^
나무 님, 따뜻하고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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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애란은 단편인가,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에서 내 시선이 닿지 않았던 곳의 풍경을 날카롭게 그려낸다. 경제적인 어려움, 이웃과의 단절, 그토록 간절한 공간의 소유, 비슷해서 안도하고 비슷해서 더욱 씁쓸하고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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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25-12-10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번의 ‘좋아요‘로는 왠지 많이 부족한 느낌을 주는 100자평을 읽고 갑니다...

자목련 2025-12-16 12:30   좋아요 0 | URL
‘좋아요‘는 김애란 작가 님이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만, 차트랑 님의 ;좋아요‘가, 참 좋습니다!

책읽는나무 2025-12-13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씁쓸하고 쓸쓸하다.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자목련 2025-12-16 12:31   좋아요 1 | URL
그럼에도 좋았던 소설집이었어요.
 
소설 보다 : 봄 2025 소설 보다
강보라.성해나.윤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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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단편이 적절하게 좋았다. 그래도 이상하게 가장 마음이 쓰이는 작가의 단편은 성해나의 소설이 아닌 윤단의 <남은 여름>이었다. 파란색 패브릭 소파에 앉은 서현 옆에 가만히 앉고 싶었다. 서현의 마음을 알아주고 지켜줄 수 없지만 곁에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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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동주 창비교육 성장소설 15
정도상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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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시<별 헤는 밤>과 <서시>은 모두에게 익숙하다. 암기할 정도는 아니지만 한 구절만 들어도 바로 알 수 있다. 나뿐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의 생애에 대해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나부터도 자세히 모른다. 부끄럽지만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게 맞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 서거 80주기를 맞은 올해 정도상의 소설로 만난 『소년 동주』를 만났던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소년 동주』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소설은 윤동주의 소년 시절을 조명한다. 저항 시인 윤동주가 아니라 무엇이 되고 싶은지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부모님과 갈등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만난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이 암울한 분위기를 걷어낼 수 없지만 그 안에서 문학을 향한 윤동주의 열정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보여준다.

정도상은 현재를 살아가는 여고생 새봄이 꿈에서 윤동주를 만나 그와 함께 시간 여행을 하는 설정으로 소설을 시작한다. 청소년이 역사 속 인물 윤동주에게 접근하는 쉬운 방법을 제시한다고 할까. 실은 나 역시도 이런 과정이 흥미로웠다. 영화나 언론을 통해 볼 수 없었던 중학생 윤동주의 일과를 엿보는 기분이었다.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도 빼놓을 수 없다. 윤동주의 곁에는 언제나 송몽규와 문익환이 있었다. 셋은 서로를 가장 잘 알고 응원하는 사이였다.

소설에서 만난 동주의 모습은 운동장에서 축구를 좋아하고 달리기를 하는 평범한 중학생의 모습이었다. 바느질 솜씨는 소문이 날 정도였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건 동요였다. 동요를 분석하고 동시를 쓰던 시간이 미래 시인 동주를 만든 게 아닌가 싶다. 섬세한 감수성과 예술적 기질을 지닌 동주와 달리 몽규는 현실을 비판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동주와 대립한다.


동주는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한 몽규의 문학적 재능이 부러웠다. 하지만 몽규에겐 독립군이라는 확실한 꿈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실행할 용기도 있었다. 만주의 군관학교로 떠나 학생 훈련소에서 생활한다. 부모의 응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익환도 다르지 않았다. 익환은 평양 숭실학교로 편입했다. 동주도 평양으로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는 반대했다. 아들이 어려운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동주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익환이 있는 평양에 도착한 동주는 숭실학교의 규모에 놀랐다. 편입 시험 결과도 좋지 않았다. 4학년 편입에 실패하고 3학년 입학증을 받았다. 아버지께 4학년 편입 합격증을 보여주고 싶었을 텐데 동주는 얼마나 속상했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부모의 기대와 자식의 희망은 늘 같은 게 아닌 것 같다. 숭실학교에서 동주는 학생회의 잡지를 만들며 문학을 배우고 더 깊게 빠져들었다. 그 시간 몽규도 군관학교에서 잡지 <신민>을 만들고 있었으니 둘의 운명이 같은 곳을 향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평양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숭실학교가 신사참배를 반대하자 총독부는 교장을 해임하고 교정에는 사복형사의 감시가 심해졌다. 학생들이 시위를 하자 사복형사들은 학생회 간부를 체포하고 학교는 휴교를 결정했다. 동주와 익환은 자퇴를 하고 집을 돌아온다. 얼마 후 문학 대신 총을 들고자 했던 몽규도 돌아온다. 동주의 앞에 다시 힘든 시간이 놓였다. 연희전문 문과에 가려는 동주를 아버지는 문학이 밥 먹여주냐며 의과에 가서 의사가 되라고 한다. 문학을 하고자 하는 동주의 굳은 의지는 단호했다. 지금 시대에 문학이 동주를 죽일 수도 있다는 걸 아는 아버지의 가슴은 미어지는 고통이었다.

하고 싶은 일, 스스로 가장 즐거워하고 좋아하는 일, 오래 꿈꾸던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잘 사는 삶’이라고 동주는 생각했다. 물론 때로는 고통과 희생이 따를 수도 있다. 고통과 희생이 두려워 꿈을 포기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못 사는 삶’이 아닌가. (317쪽)

생활의 협박을 견디면서 생활 속에서 시대를 읽고, 순수를 읽고, 작고 사소한 몸짓과 슬픔에 감동하면서 시를 써야만 한다. 그것이 시인의 운명이다. (326쪽)


시인의 운명을 직감한 동주. 『소년 동주』를 통해 윤동주를 만나고 나니 그의 시가 어떤 고통을 안고 태어났는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동요를 분석하고 동시를 쓰던 소년 동주가 자신의 시를 쓰기 위해 시집이란 시집은 모두 꺼내 읽고 시상을 찾기 위해 애쓰는 마음. 어느 시 하나 허투루 쓰지 않았다는 게 느껴졌다. 또한 책을 통해 동주, 익환, 몽규의 아름다운 우정이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로 꿈을 찾아 방황하고 길을 헤매는 청소년에게 든든한 응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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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5-12-09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년 동주라니~! 요즘 윤동주님 시에 다시 빠쪘는데 관심이 갑니다~!!

자목련 2025-12-10 09:27   좋아요 1 | URL
그렇다면 만족도가 높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