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서 산타를 꺼냈다. 밤마다 별이 반짝인다. 밤새 켜져 있는 줄 알았는데 몇 차례 시도를 해 본 결과 5시간 켜지고 자동으로 꺼진다는 걸 알았다. 5시간의 기준은 뭘까, 깊은 밤이 유지되는 시간이라는 걸까. 제품을 만든 이만 알 수 있을 터. 누군지 모르는 그는 나처럼 궁금해하는 이가 있다는 걸 알까.
새벽에는 꽤 많은 겨울비가 내렸다. 이제 비는 내렸다 하면 폭우 수준이다. 비가 그치고 한파가 온다는 알림 문자를 받고 나니 겨울의 추위를 실감한다. 12월이니 이 추위는 하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중수, 고수의 추위가 남았다는 말이다.

책과 커피를 샀다. 정확하게는 소설과 커피를 샀다. 최은미의 짧은 소설 『별일』, 과 정이현의 단편집 『노 피플 존』이다. 오랜만에 마음산책 짧은 소설을 만나고 정이현의 소설은 특히 더 오랜 만이다. 원두를 가는 일이 귀찮아서 핸드드립으로 구매했다. 원두를 가는 건 나보다 작은언니가 많이 하지만. 알라딘에서 출시되는 원두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지만 먼저 마셔본 이들 덕분에 선택은 어렵지 않다. 땡스투는 오늘도 새로운 커피와 함께 오늘도 반할 리뷰를 쓰신 그분에게!
산타의 웃는 모습을 보면 나도 웃게 된다. 인위적인 웃음이지만 미소는 언제나 좋다. 택배 상자를 열자마다 퍼지는 커피향은 더 좋다. 맛을 보면 좋음이 더 커질 것이다. 소설도 그렇겠지 기대한다. 최은미의 아주 짧은 단편과, 정이현의 적당한 단편이 들려줄 이야기. 겨울을 함께 보낼 친구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