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에 세상이 폭발할 것 같아 넝쿨동화 5
이경화 지음, 허구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적 <환상특급>이라는 외화를 즐겨 봤었다.  대략 저녁 10시나 11시에 했었던거 같은데, 초등학생인 내가 안 자고 그 시간까지 그 외화를 봤다는건 어쩌면 시청지도가 필요한 티비보기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뭐 요즘처럼 적나라하게 벗어제낀다거나 하는게 아닌 환상을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 나가는 것이다 보니, 나름 보는 재미가 쏠쏠했고, 생각거리도 꽤 많았던 기억이 난다.
아직까지도 브루스윌리스의 그 머리털 많던 젊은시절이 기억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역시 그 프로가 강렬했던 거 같다.
그 내용중에는 정말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는 목걸이만 있으면 "멈춰"라고 얘기하면 자신만 빼고 전부 세상이 멈춰버리는 것과 빨간하이힐을 신으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암튼 그런 이야기는 꽤 강렬해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내가 왜 이렇게 <환상특급>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느냐면 이 동화책이 약간은, 아니 대놓고 그런 이야기들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때문에 막다른 길에 쫓기는 친구는 어디선가 날아온 마치 은하철도 999같은 기차를 타고나자 힘도 세지고, 그만큼 친구들도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이야기, 엄마의 잔소리에 괴로워 하는 친구는 예의 그 기차를 타자 역시나 잔소리가 없는 세상에서 살게 되는 이야기등등 정말 환상특급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다.
 
사실 표지와 제목만 보고는 아이가 엄마에게 엄청나게 혼이나고, 엄마의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엄마가 아이를 함부로 대하며 반성하는 약간 그런 상상을 했었더랬다.  그런 이야기� 뭐 딱히 없는건 아니지만 이런 환상적인 이야기 인줄은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다는 거다.
 
비록, 그게 상상이어서 더 슬프긴 하지만 잠시나마 괴롭던 아이들의 마음이 그 상상으로 인해 편안해진다면 이런 동화책도 제 몫을 다하는게 아닌가 싶다.  이 동화책을 읽는 누군가는 정말 그런 세상을 꿈꾸고, 잠시동안이라도 그런 상상을 하며 행복해 할테니까.
 
그러고보니, 나는 지금 그 환상적인 은하철도 999 같은 열차를 타고 소원을 말하라고 한다면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어린시절로 데려달라고 할까?  아니면 부모님의 건강하셨던 시절도 데려다 달라고 할까?  아니면 결혼전으로 데려다 달라고 할까?
새삼 상상해 보니, 그것도 웃기고 새롭다.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기분 좋은 상상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동화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