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내가 죽었다 - 끌로드씨의 시간여행
이즈미 우타마로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이런 비슷한 제목의 책들이 많은데, 이건 뭐 또 그런 아류작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대체로 이런 제목을 지닌 책들은 추리나 스릴러물들이 많은 편이라 그런쪽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책을 펼쳐든 순간, 내 짐작이 잘 못 됐음을 바로 깨달았다.

 

참 특이하게도 일본작가가 쓴 책인데도 등장인물은 프랑스사람들이다.  그래서, 순간 내가 작가이름을 잘 못 알았나? 하곤 작가소개를 다시 들춰보기도 했다.  물론, 일본 작가가 맞다.  작가는 왠지 이국적인 뭔가를 쫓고 싶었나보다.  아니면 좀더 세계적으로 뻣어나가기 위한 포석일까나??  아무튼, 나도 별 생각을 다 해본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는 왠지 코엘류의 <연금술사>가 생각나기 시작했다.  물론, 전혀 다른 내용인데도 나는 이상하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어쩜 솔직히 말하면 <연금술사>보다 더 나은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연금술사>는 너무 과대포장 되어 있다는 느낌이....음.... 암튼, 특이하게도 이 이야기는 주인공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64세의 나이로 어린고양이 새끼를 나무에서 내리려 하다 떨어져 죽은 끌로드가 주인공이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장례식을 참관하고 있다.  물론, 혼령이다.  그리고 그는 장례식이 끝나고 세천사를 만난다.  그러면서 자신의 과거를 하나씩 되짚어 가며 왜 스스로를 옭아매며 살아온건지, 스스로의 꿈을 찾아가지 않은건지 의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특히나 583번째 삶이 나오고 584번째 생을 시작해야하는등의 이야기가 나오는걸 보면 이작가는 환생을 믿나부다.

 

어쨌거나 초반부는 꽤나 신선했다.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어린시절의 꿈이나 희망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부분에서는 느끼는 점도 많았고 감동도 있었다.  그런데, 아 역시 마지막이 문제다.  마지막이....... 

자신의 삶에 의문을 품고 천사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결국 마지막에 창조주를 찾아가는 것 까진 좋은데 그 창조주와의 대화에서 물론 얻는것도 있었지만 너무 억지 설정으로 이런~이라는 아쉬움이 토해져버리고 말았다.  어려운 얘기를 쉽게 풀어내기 위해 그런 장치를 둔것인가?  그래도 이건 과해도 너무 과했다.  창조주를 남장여자로 만들어 버리다니...... 게다가 너무 억지스런 설정.  마무리가 이러면 그동안 쌓였던 감동들이 뭐가 되냐고.....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아쉬운 부분이다.  잘 지어 놓은 밥에 코 빠트린 격이다.  아니면 작가의 내공 부족으로 마무리를 어찌 지을지 몰라 유머코드로 넘어가자고 맘 먹은건지 원.

 

초반, 중반에서 좋았던 느낌이 마지막에서 싹 가셔버렸다.  물론, 그 느낌만 가지고도 나름 깊은 감동을 느낄수 있지만, 역시 아쉽다 아쉬워.  다음 작품에선 이러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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