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로드 - 라이더들을 설레게 하는 80일간의 일본 기행
차백성 지음 / 엘빅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얼마전 같은 출판사의 <동갑내기 부부의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이라는 책을 읽고, 무척이나 감동과 재미를 느꼈었다.  자전거 하나에 모든걸 싣고 아무도 모르는 오지로의 여행에서 주는 흥분과 긴장감 설레임등이 복합적으로 자아내는 느낌을 책으로 느끼고 나도 떠나고 싶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었다.  하지만, 그건 늘 꿈으로 그치고 현실은 늘 세상속에서 안주하게 만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도전정신이 빈약한 인간으로 만들어 버리기 일쑤다.  그런 안타까움을 책으로나마 달래고자 여행서적을 더 뒤적이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번엔 자전거로 일본을 여행한다고 하니, 흥미가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반 여행기라 해도 귀가 솔깃 할 텐데 이번 역시 자전거로의 여행, 게다가 내가 언젠간 가고 싶어하는 일본이지 않은가 말이다.

일본은 정말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말이 맞게도 정서적이나, 감정적으로는 너무 싫어서 뭐라고 막 퍼부어주고 싶은 느낌이지만, 그곳에 가서 한껏 또 일본의 정취나 일본특유만의 문화들을 알아보고 싶은 느낌도 강하다.  그래서, 더 관심이 많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서 이어진 문화적인 것들이 대다수이면서도 절대 인정하려 들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더 깊이 알고 싶은건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이번 자전거 여행책은 내가 원하는 바대로 과거 우리의 역사와 관계깊은 일본의 곳곳을 돌아본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무척이나 맘에 들었다.

특히나 조선통신사가 지나온 길을 더듬는 그의 여정은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깊이 생각하는 저자의 마음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여정이었다.  일본 유적 하나하나를 둘러볼때마다 우리의 역사와 관련되지 않은 곳이 없을만큼 우리의 문화가 그들의 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건만 늘 우리를 부인하고 자신들이 더 우세하다는 우월감을 가지려는 그들의 모습이 예전부터 맘에 안 들었지만, 이번 여행기에서 더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  게다가 우리를 억압하고 탄압한 그들의 모습이 이 여행기 곳곳에서도 느껴져 또한 가슴아프기도 했다.

임진왜란때 우리의 코를 베어갔던 귀무덤이라던지, 윤동주 시인이 영원히 돌아나오지 못했던 감옥등등 조선시대부터 아니 훨씬 그 이전부터 우리를 괴롭혀 왔던 그들의 만행들이 하나하나씩 들춰진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반성보다는 패전국으로서 자신들의 피해자라는 엉뚱한 이미지를 들춰내니 더 기막힐 노릇인 것이다.  우리에게는 독립투사들이 그들에겐 철천지 원수고, 우리에겐 두번죽여서 시원찮을 인물들이 그들에겐 영웅이 되는 역시나 그들과 우리는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릴수 밖에 없는 느낌을 저자의 여행기를 통해서 더 느끼게 되는듯한 기분이었다.

솔직히 이책은 여행기임에도 불구하고 웬지 역사서를 읽은 느낌, 게다가 일본과 우리의 역사를 한번더 깊이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여행기라고 보다 역사로 더 깊이 들여다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달까.  웬지 일본을 여행하게 되면 애국심이 더 불끈 솟아 오를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전거 하나로 조선통신사가 지났던 길을 더듬은 그의 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일본과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고 일본의 단순 관광이 아닌 또다른 의미를 찾는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여행의 의미도 좋았고, 깊이 있고 생각할 거리들이 많은 여행기가 아니었나 싶다.  일본 관광의 목적인 여행이 아니라 이런 의미있는 여행도 꽤 매력적이고 꼭 해보고 싶은 여행중 하나다.  비록 나는 자전거로 할 순 없지만, 그의 여정을 따라 가고픈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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