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만약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그랬다면 오쿠다 히데오의 팬이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사실 오쿠다 히데오의 팬이기보다 그가 창조해낸 인물 이라부의 팬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그가 실제인물처럼 창조해낸 이라부 때문에 나는 이라부의 팬이 됐고, 오쿠다 히데오의 팬이됐다.  아직도 읽어야 할 그의 책이 쌓였고, 그의 책을 만나는 것이 유쾌하지만, 이번만은 좀 달랐다.  솔직히 말하면 별 세개 주기도 버거웠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의 첫번째 작품이라고 하니 아직은 덜 다듬어진 글이라고 이해해야 하지만, 이미 그의 유쾌한 작품들을 만나고 난 뒤라 어쩔수 없이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전혀 오쿠다 히데오 다운 글맛이 없었다고 해야할까?

팝스타 존이라고 해서 뭔가, 뭔가 하고 읽었는데, 읽어가다 보니 어째 한사람이 자꾸만 연상됐다.  내가 좋아하는 이매진 이라는 노래의 주인공이고, 20세기 최고의 그룹이었던 존... 존레논이 자꾸만 연상됐었다.  게다가 일본여자와 결혼한 것부터 이것저것 아예 대놓고 설정을 한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아니나다를까 이야기 끝 작가의 후기에 존레논을 상상해서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오호..... 그래도, 재미없는 건 사실이다..

유명한 팝스타인 존은 아내의 나라인 일본에서 휴가를 보낸다.  이미 5년전에 손을 놔 버린 가수활동은 지지부진 가루이자에서 여유롭게 휴가를 보내고 있던 어느날, 극심한 악몽과 복부의 고통에 시달린다.  악몽은 어쩌면 습관처럼 그를 덮쳐왔었지만 복부의 고통은 새로운 아픔이었다.  그래서, 병원을 찾게 된 존.  게다가 변의의를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의 자각마져 그를 고통스럽게 한다.  그렇게 시작된 존의 과거 파고들기.  그리고, 이상해지는 병원치료 등등  모든것들이 수상스럽기만 하다.

변비에 걸린 고통이 여실이 드러나는 우스운 이야기 코드이지만, 전혀 우습지 않은 이야기와 그런 존을 치료하는 이상한 병원의사.  일단 이 이야기에서부터 이라부가 태어날 기미가 있었으므로 첫 작품으로서 아쉽지만 이해를 해줘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든다.  이이야기가 없었다면 이라부에 대한 탄생도 어쩌면 없었을지도 모를꺼라는 생각을 하니,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점수를 줘야 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뭔가 아쉬움은 많이 남는 작품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유쾌함이 없었고, 책장 넘어가는 것 역시 지겨웠으니 어죽했으랴.  그의 팬이라면 읽어야할 책일지 몰라도 그다지 권하고 싶은 재미는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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