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단편을 보는거 같다..

체인메일
이시자키 히로시 지음, 김수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5월

 
"언제까지나 너랑 이어져 있고싶어."

책소개를 전혀 보지 않고 저 문구를 발견했다면 얼핏 연애소설쯤으로 착각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 읽고 난 지금.. 저 말이 어느정도 수긍이 가지만 말이다..

그만큼 외로움에 몸을 떠는 가여운 4명의 소녀들....사와코, 유카리, 마유미, 마이

늘 아내의 나쁜피가 사와코에게 남겨졌다고 아내를 때린다는 사와코의 아빠..

그리고, 그런 엄마를 구하기 위해 공부만 하는 사와코..

사유리의 그늘속에 있지만, 사유리를 위해선 뭐든 할수 있다고 착각하는 마유미..

언제나 체면만 중시하는 엄마의 이중성에 진저리를 치는 마이..

현실의 세계가 싫어 도망치고 싶어 허구의 세계를 처음으로 만들어 내는 유카리..

어느날 사와코는 유카리라는아이에게서 핸드폰 메일을 받게된다..

허구속 세상에서 한명씩 주인공을 정해 얘기를 이어가자는 약간은 황당하지만

호기심 당기는 제안..

언제나 현식의 벽에 부딪혀 현실에서 도피를 꿈꾸던 소녀들은 거기에 응하고,

정말 어린소녀들의 글이라고 할 수 없을만큼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이어나간다..

한소녀가 있고, 한소녀를 사랑이라 착각해 스토킹 하는 남자, 소녀가 사랑하는 남자,

스토커를 쫓는 여형사가 있는 이야기..... 

어느 누가 주인공이라고 할것도 없이 얘기는 정말 가속도를 내며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이 지어낸 얘기는 손에 땀이 쥐어질 만큼 긴박감이 넘쳤고, 현실속 소녀들도

점점 얘기속에 빠져들어 현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나역시 책을 읽어 갈수록 스토킹이 극에 달할때는 무서운 느낌마져 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반전과 반전들..

마지막에 밝혀지는 스토커의 실체는 추리소설의 결정을 이루어 준듯하다..

물론, 추리소설로서 끝나버렸다면 이책에 대한 인상은 어쩌면 그리 깊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깊은 반전속 얘기에서 전해져 오는 소녀들의 아픔..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욕구.. 

어쩌면, 우리는 그들을 낙오자라 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엄연히 우리가 껴안고

나가야할 같은 시대의 슬픈 군상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허구를 꿈꾸고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한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접하길

갈망한다.  어쩌면, 지금 현재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이곳 인터넷 게시판 자체도

그런 의미에서 허구인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결론을 혼자 내버리고 있지만 책속의

주인공들이 우리와 틀리다는 느낌보다 그들의 아픔이 웬지 더 와닿았던듯 하다..

하지만, 소녀들이여..현실에서 도망치지 말고, 당당히 현실과 맞서서 나아가길..

그리고, 혼자만의 세계에서 너무 아파하지말고, 그 아픔을 같이 나누며 미래의

꿈을 꾸길 바랄뿐이다..

그아픔을 나눈곳이 허구속 친구들이었을까? 웬지 안타깝다..소녀들의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