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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모에 - 혼이여 타올라라!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굵직한 대중 문학상을 휩쓸며 일본 대중 소설계를 평정한 기리노 나쓰오의 신작이라 읽게 되었다.
기리노 나쓰오는 <아임 소리 마마>,<아웃>등 추리, 스릴러, 하드보일드류의 작품을 주로 썻는데 최초로 순문학적 작풍을 시도해 궁금하기도 했다. 솔직히 줄거리를 보면 국내 텔레비전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일본판을 보는 듯하다는 평가처럼 추리, 스릴러를 주로 읽는 나의 취향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기리노 나쓰오의 이름만 믿고 읽어 나갔다.
아, 중간에 몇번 못 읽어야겠다는 고비가 있었으나 끝까지 읽었다. 끝까지 읽을수 있었던 것은 이 작품의 주인공인 도시코 여사와 아들,딸의 관계가 우리집과 유사성이 있어서 감정이입이 잘 된 덕분이었다.
우선 나이대가 비슷했고 최근 20년간 하시던 문방구를 정리하시고 돌아온 가정주부가 되신 어머니나 갑자기 남편을 잃은 도시코 여사나 큰 상실감을 겪는 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그리고 뮤지션이 되겠다고 도미했으나 자리를 잡지 못하고 돌아와 어머니에게 의지하려는 아들의 모습에서 아직 독립하지 못하고 취직하지 못한 내모습이. 31살인데 제대로된 직장없이 파트타임으로 살아가는 딸의 모습에선 같은 상황인 누나가. 이래저래 끼워맞춰 나가며 감정이입이 되서 주인공이 보여 주는 일탈과 자립 욕구의 표출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답게 주인공이 겪는 고난의 강도가 수위는 낮춰졌지만 여전해서 재미있었다. 남편과의 사별 이후 혼자의 삶을 준비하는 도시코 여사 앞에 찾아오는 남편의 과거, 재산 분할, 자녀들과의 분쟁, 남자의 접근 등은 중년 여성이라면 인생 속에서 한번쯤 겪어볼 만한 문제이기에 현실감이 있어서 몰입이 되었다. 그리고 각 문제에 대처하는 도시코 여사의 선택이나 동기 역시 과장되지 않고 진솔했다.
<다마 모에>라는 제목이 참 적절한것 같다. 혼이여 타올라라는 부제때문에 혼불이라는 작품 제목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평범한 가정주부로서 중년이 된 여성이 남편과의 사별 이후로 각종 문제에 부딪히며 이겨나가는 모습이 혼이여 타올라라고 외치는듯 보인다.
작가 개인적으로도 여러 의미를 지닌 소설로 이라지만 나에게도 여러 의미를 준 작품이다. 어머니와의 관계에 변화를 모색해 보는 계기가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