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2
정유정 지음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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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문학은 나이 먹고 보니 별로 관심 없었는데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 하여 어떤 작품인가 관심이 생겨 읽었다.

1986년 여름, 수원 근처 한 마을, 열다섯 살 주인공 준호는 학생 운동권의 전설적인 존재인 형이 해외로 도피할 수 있도록 여권과 여비 등을 전달해 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받는다. 약속 장소는 남도의 신안 임자도. 준호는 혼자만의 여행을 계획했으나 느닷없이 같은 동네 친구 승주와 정아 때문에 여행은 엉망이 된다.

여기에다 정체 모를 할아버지와 루스벨트로 불리는 도베르만 개까지, 이 다섯 동행의 여행 모험담이 1인칭 화자 준호의 거침없는 입담과 유머에 실려 쏟아진다. 80년 광주에서 실종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사는 준호, 가정폭력 때문에 응어리진 마음을 안고 있는 정아. 지방 대지주의 아들이지만 부모의 도를 넘은 간섭때문에 힘들어 하는 승주.

이 세 아이들이 무작정 낯선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험난한 여정을 함께 하며 온갖 우여곡절 끝에 삶의 비밀 하나를 손에 쥐게 되는 이야기다.

청소년문학인데 80년대 운동권 이야기가 배경이라 어둡고 고리타분한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시종일관 중학생인 주인공들의 그 나이대에 걸맞는 행동으로 웃음을 주는 에피소드가 이어져서 어두운 숲속에 밝게 피어나는 꽃들을 보는 기분이었다. 작가가 그 나이대의 아이들을 키워서 그런지 아이들의 모습을 묘사하는데 있어서 현실감과 애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확실히 80년대는 지금과 비교하면 활동적인 시대였던것 같다. 운동권이라는 말 그대로 열정적으로 운동하는 시대였으니 말이다. 컴퓨터 앞에서 머리로만 인생을 그려내는 10대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물론 80년대나 지금이나 열심히 운동하며 사는 사람은 그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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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제국의 몰락 - 前 소년 점프 편집장 니시무라 시게오 자서전
니시무라 시게오 지음, 정재훈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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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볼>, <슬램 덩크> 등 수많은 히트작을 양산한 세계 최대 만화 제국의 심장, 「주간 소년 점프」의 전 편집장 니시무라 시게오가 쓴 회고록이다.

편집장으로서 말하는 <드래곤 볼>, <슬램 덩크> 등 히트작 관련 이야기를 읽을수 있으리라 기대했으나 자신이 평사원에서 편집장이 되기 까지 회사 생활과 업무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아 아쉬웠다.

하지만 한국 만화잡지가 많이 팔리지 않는 현실에서 많이 팔리는 잡지의 제작 과정과 직원들의 마인드에 대해 들을수 있어서 좋았다.

만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입장이라는 시각이 하나 더해져 만화를 보는 눈이 조금 넓어지는 경험을 할수 있을것이다. 

마지막에 만화의 위기에 대해 말하는 부분은 앞으로 만화시장이 점점 위축될것이며 다른 매체와의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한가지 해답을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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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소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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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 소설이 재미있어서 읽게 되었다.

괴소 소설이라 하여 괴이한 웃음을 주는 소설이라는데 괴이한 웃음이란게 무엇인지 느낌이 확 오지 않는다. 책을 읽어보니 괴이한 소재로 웃음을 주는 소설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직집 상세한 작품 해설을 써 책 말미에 수록한 것이 좋았는데 착상에서 부터 전개과정까지 해설해 주어서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다른 작품들도 해설을 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조금 아쉽다.

 울적전차------------------만원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자리싸움과 이로인해 보여지는 이기적인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인물들의 독백이 실감나서 만원 지하철을 격어본 사람들은 뼈에 사무치는 공감을 느낄수 있을것이다. 그냥 짜증내는 인물들의 독백만으로 끝났으면 웃기지 않았을텐데 마지막에 어떤 장치가 작동하면서 웃음을 터트리는 점이 단편소설다운 재미를 준다. 괴소 소설의 성격을 대표할만한 괴이하고 과학적인 소재로 웃음을 주는 작품이다.


할머니 골수팬--------------그냥 괴이하다는 인상만 받았다.


고집불통 아버지------------야구만화를 인상깊게 읽고 쓴 소설이라는데 그냥 평이하다는 느낌이다. 마지막에 게이 유머도 코드가 않맞아서인지 별로였다.


역전동창회-----------------해설을 보면 자신이 격은 교사들에게 갖은 작가의 반감이 작품의 원동력이 되었다는데 작품만 보고서는 그냥 교사들이 무언가를 계획했다가 생각이 짧은 관계로 격게 되는 해프닝정도로만 느껴졌다.


초 너구리 이론---------------그야말로 어처구니 없고 괴이한 이야기. 웃기지도 않고 말도 않되는 논리를 펼치는 주인공이 특이하긴 한데 재미는 없다.


무인도의 스모 중계-----------암기력이 뛰어난 자폐기질이 있는 사람을 보고 소재를 얻었다는데 나도 그런 사람을 알고 있어서 더 와닿은 작품이다. 20여년간의 모든 스모 중계를 암기하고 있는 사람이 마지막에 내기 때문에 경기 결과를 다르게 말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벌어진 결과가 귀엽다.


하얀 들판 마을 VS 검은 언덕 마을----------집값 문제로 대립하는 두 마을에 시체가 유기되어 서로 집값이 더 떨어질까 걱정하여 다른 마을에 떠 넘긴다는 이야기. 마지막에 시체가 부패되고 너덜너덜해져 급기야는 조각조각난 시체를 서로 던지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끔찍했다. 그리고 사건 뒤에 에필로그식으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웃긴다.


어느 할아버지 무덤에 향을----------할아버지가 젊음을 되찾아 주는 연구에 실험체로 참여하여 격게 되는 이야기. 늙는 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조금 감동적인 이야기. 엘저넌에게 꽃을 이라는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는데 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동물가족----------------작가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고 말한 작품인데 울적전차와 함께 괴소라는 설명을 붙일만한 작품이다. 주인공인 소년은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그사람의 성격을 대표하는 동물로 보인다. 엄마는 개, 형은 하이에나, 누나는 고양이, 아빠는 너구리 이런식으로. 자신은 비늘이 덮인 알수없는 생물로 보인다. 집에서는 매일 자신들의 이익만 소리높여 말하고 자신은 완전히 봉으로 무시당한다. 학교에서는 친구하나 없이 외롭고 불량학생의 보스에게 돈까지 뺏기는 신세다. 계속 화가나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참다참다 못해 결국 폭팔하게 만드는 사건이 일어나 소년의 정체가 밝혀진다. 왕따 소년의 분노 폭발같은건 흔한 이야기지만 그걸 동물에 대입해서 이야기가 흥미로워졌다. 마지막에 "푸른 불꽃이 뿜어 나왔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왠지 기시 유스케의 푸른 불꽃이 생각났다. 소년의 분노라는 점에서는 일맥 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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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윤덕주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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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대상 후보작이라 읽게 되었다.

지구 종말을 전제로 하되, 세계가 멸망할 것이라는 발표가 난 직후가 아닌 5년이 지난 시점을 택했다. 지구 멸망이라는 어마어마한 뉴스 앞에 약탈과 살인과 방화와 폭력, 그리고 보다 안전한 장소를 찾아 떠나는 메뚜기 떼 같은 인류 대이동도 어느 정도 끝나, 묘한 차분함마저 느껴지는 소강기가 소설의 시간적 배경이다.

'힐즈 타운'이라는 동일한 공간 속에서 각기 다른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구조는 독특한 시간적 배경과 더불어 긴장감과 흥미를 야기한다.  

1. 종말의 바보-----------뻣뻣한 성격의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 곁에서 성격을 받아주는 할머니의 따듯한 이야기.


2. 태양의 약속-----------젊은 부부가 불임에서 기적적으로 임신하는데 지구 멸망이 3년남은 시점에서 아이를 낳아야 할지 말지 고민하는 이야기.


3. 형제의 복수-----------뉴스프로그램 때문에 여동생이 고통받아 죽자 오빠들이 복수를 위해 아나운서를 죽이려 하는 이야기.


4. 동면의 소녀------------부모가 모두 자살하자 아빠의 서재에 있는 책을 모두 읽는 소녀의 이야기.


5. 강철의 킥복서----------킥복싱 챔피언에게 반해서 킥복싱을 하는 소년의 이야기.

등 대체로 슬프면서 감동적인 이야기들이다. 한작품에 지나가는 듯이 등장한 인물이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주는점도 좋다. 피칠갑을 하며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추리소설만 읽다가 이 작품을 읽으니 그동안 내 가슴에 뭍어있던 끈적한 핏자국들이 씻겨 나가는 기분이다. 작품속에서 자신들이 처한 상황과 비슷하다며 소행성에 의한 지구멸망을 다룬 영화로 언급되는게 딥 임팩트 같은데 그 영화도 다시 한번 보면 더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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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괴
덴도 신 지음, 김미령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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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주간문춘」 선정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1위 작품답다. 트릭이 대단하다던가 엄청난 반전이 있다던가 하는게 아니라 이야기의 거장인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듯한 정감 가득하고 따듯한 미스터리다. 작가가 60대에 쓴 작품이라는걸 알고나니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출소후 '새 생활' 자금을 위해 삼인조가 갑부 할머니 유괴 사건을 계획할 때까지는 5천만 엔만 뜯어낼 생각이었지만 납치된 할머니는 몸값에 진노한다. "자네, 날 뭘로 보나. 난 그런 싸구려가 아니야."

할머니가 자신이 제안한 몸값은 100억 엔. 무게로 따졌을 때 무려 1.3톤, 일본 은행에서 사용하는 현금 운송용 대형 트렁크 50개 분량이다. 이런 몸값을 대체 어떻게 받아내나? 망연자실한 3인조 대신 할머니가 직접 나선다. 인질이 유괴범에게 지시를 내리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시작된 기상천외한 몸값 협상과 운송 작전이 펼쳐지고 끝내 범인은 잡히지 않고 감동적인 결말로 맺어진다.

주변사람들에게 워낙 베풀기를 잘해서 인근 지역에서는 신과같은 존재로 각계각층에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포진해서 할머니의 부탁이라면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설정이 이 작품의 모든 사건이 이루어지는 장치가 되는데 이것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작품을 읽는 내내 동화나 만화를 보는듯한 기분이 든다. 한마디로 유치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점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은 이 작품의 재미를 못느낄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할머니의 독백은 모든 풍파를 헤쳐온 노인의 넓은 가슴이 느껴지는 점이 멋지다. 그야말로 대인배의 이야기다.


아무도 죽지 않고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그야말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읽기 편하고 재미있을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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