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카, 짖지 않는가 미스터리 박스 2
후루카와 히데오 지음, 김성기 옮김 / 이미지박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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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회 나오키상 후보작에 2006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7위 수상작이라 기대하고 읽은 작품이다.개를 중심으로 한 역사 소설이라는 특이한 설정도 흥미로웠다.


간단히 내용을 요약하면 소비에트라는 사회주의의 상징이 사라진 1990년대 러시아와 체첸의 분쟁 뒤에 ‘소련’과 ‘냉전’ ‘러시아혁명’에 자신의 신념을 바친 한 사내의 ‘복수극’이다. 그리고 그 복수극에 개들이 함께 한다.

작품은 개들의 족보와 실제 역사를 연결한 부분과 인간들의 이야기를 번갈아 보여주며 진행되는데 작품 초반은 러시아에 뛰어든 일본 야쿠자 두목이 수수께끼의 러시아 노인에게 딸을 인질로 잡히고, 딸은 감금된 곳에서 수맣은 개들이 전쟁용으로 훈련되는 것을 보며 점점 개들에게 동화되어 가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처음 개를 중심으로 한 역사 소설이라는 소개를 봤을때는 만화처럼 개들이 인간처럼 말도 하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작품일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어서 조금 신선했고 제목인 벨카, 짖지 않는가처럼 개들이 등장할때마다 개들을 부르는 문장이 신선했다. 연극을 보는것같기도 하고 오페라를 보는것 같기도 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아주 멋지다.

후반부는 개들의 족보를 열겨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특히 각종 사건사고로 부모를 잃은 강아지들이 다른 어미개를 만나 키워지는 모습이 전쟁고아들을 연상시켜 안타깝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했다. 순수한 모정으로 다른 강아지를 받아들이는 어미개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역사물이라서 그런지 내가 읽었던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수상작들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재미있고 감동이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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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잡
크리스토퍼 무어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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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이 죽으면 그의 혼은 어디로 가나? 믿는 종교, 자라난 문화적 배경 등에 따라 각자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서양의 저승사자는 긴 흑색가운을 입고 얼굴도 흑색두건에 가려져 정체를 알아보기 힘든 키 큰 남자로 자루가 매우 긴 낫을 주로 들고 있다. '미스터 데스'라고도 불리는 그는 기존의 업무뿐 아니라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의 명작 'The Seventh Seal'에서 최근 'Scary Movie'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각종 영화에 '깜짝출연'하느라 매우 바쁘다.

얼마나 바쁜지 그는 언젠가부터 도우미들을 두기 시작했는데 '더티 잡'이 바로 이같은 도우미의 이야기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중고품 가게를 경영하는 찰리 애셔는 특별한 야심도 없고, 뛰어난 재주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그러나 아내가 아기를 낳다가 숨을 거두는 순간 연푸른 색깔의 양복을 입은 저승사자가 나타나 아내의 혼을 데리고 가는 것을 목격하면서 찰리의 삶은 완전히 뒤집힌다.

찰리가 저승사자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자신도 그런 역할을 하도록 '스카웃'됐다는 것. 이같은 사실 및 저승사자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두꺼운 지침서가 찰리의 가게에 우편으로 이미 도착했으나 궁금증 많은 릴리가 먼저 꺼내보는 바람에 찰리는 자신 앞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상황들을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찰리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수첩에 나타난 이름의 주인을 찾아가 영혼의 그릇을 수거하여 자신의 중고품 가계에 내놓는다. 그러면 다음 주인이 운명적으로 그곳으로 이끌려 그 물건을 사 가는 것이다. 하지만 수만 년 동안 그 영혼을 양식으로 힘을 키워 부활을 꿈꾸던 하수구 속 하피들의 방해로 원활한 윤회 작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기상 이변 등 샌프란시스코에 초자연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자신의 역할과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걸 직감하고 그 실마리를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 오드리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다시 애틋한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자신이 직접 하피들과 맞서 죽음과 당당히 대면해야 할 운명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한편 루미나투스가 부활하면 어둠의 세력인 하피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빛이 이기는데 그때가 머지않았음을 하피들은 직감한다. 과연 루미나투스는 누구일까? 찰리는 자신이 루미나투스일지도 모른다는 한 가닥 희망을 갖고 사랑하는 딸 소피를 지키기 위해 결전에 나선다.

팀버튼의 상상력에 우디앨런의 유머를 합한 작품이라는 광고답게 동화적이면서 죽음과 연계된 어두운 분위기의 설정을 가진 작품이지만 주인공이 베타남성이라는 알파남성이 아닌 소심하고 자신감 없지만 얄팍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남자로서 의 독백이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한다. 이 유머가 없었다면 553쪽으로 두꺼운 축에 속하는 이 소설을 끝까지 읽지 못했을 것이다.
 
무어는 'Lamb: The Gospel According to Biff, Christ's Childhood Pal'에서 최근의 'You Suck: A Love Story'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배꼽을 잡게 하는 책들로 열렬한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는데 이 작품들이 하루속히 소개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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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얄의 추천 3 - Seed Novel
오트슨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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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소녀의 등을 밀면 현실에서 소녀의 추락사고가 벌어지는 이상능력을 지닌 주인공에게 “중목여중에 가면, 네 의문의 답을 찾을 수 있다.”를 하며 2권을 마무리 지어 3권은 중목여중에서 독서부원들과 함께 모험이 펼쳐질줄 알았더니 갑자기 거부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고 스스로를 ‘무당’이라 칭하는 신비한 여인 소무가 나타나고, 마음의 소리의 정체, ‘귀신’을 굿으로 없애주겠다며 대학 MT를 따라가라고 한다.

특이한 독서부원들이 등장해 이야기가 재미있어질줄 알았더니 의외의 방향으로 진행되서 좀 아쉬웠지만 이것도 나름 흥미진진하다. 또한 중 선배라는 스님같은 이야기만 줄줄 늘어놓는 선배와 자칭 무당인 여자가 등장하면서 한국적인 소재를 살리려는 작가의 노력도 돋보였다. 1,2권이 한국전통설화를 소재로 사용한데 비해 이번엔 그런것이 없었지만 신선한 이야기 진행은 여전했다.

이번엔 특이하게 러브스토리가 펼쳐지는데 작가의 주특기가 아니라 그런지 통속적인 결말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의 강점이기도한 뻔하지만 감정을 격렬히 자극하는 사랑 이야기는 잘 표현되었다. 거기다 뻔한 상황이라고 해도 자살사건이 섞이면서 흥미를 유발하는 점은 훌륭하다.

이상한 중학생으로만 묘사되던 미얄의 정체도 어느정도 밝혀지고 초록 누님의 주인공에 대한 애정공세도 강화되고 해서 이야기가 무르익었다는 기분이 든다. 앞으로 펼쳐질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많이 만들어진 3권이다.

빨리 4권이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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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토끼가 도망친다 미도리의 책장 1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김선영 옮김 / 시작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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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의 재미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신본격 미스터리의 선두주자의 작품이라 기대하고 읽었다. 장편을 선호하는 개인적인 취향때문에 아주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단편집으로서 재미는 충분했다.

첫 번째 단편 「부재의 증명」은 초라한 행색의 소매치기가 우연한 계기로 중요한 사건의 증인으로 나서면서 쌍둥이 형제의 견고한 알리바이가 깨지는데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범인과 살해 동기가 밝혀진다. 쌍둥이를 이용한 트릭과 경박한 액션 소설가가 재미를 주는 작품.

두 번째 이야기 「지하실의 처형」에서는, 테러리스트 집단에 납치된 현역 형사가 눈앞에서 살인 사건을 목격한다. 아무런 동기가 없는 우발적 사고인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병든 인간의 범행동기가 존재한다. 납치당한 형사가 처형장면을 목격하는 과정이 굉장히 긴장감을 유발하는 멋진 작품이다. 트릭은 별거 아니지만 범행동기가 뒷통수를 치는 작품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세 번째 단편의 제목 「비할 바 없이 성스러운 순간」은 작가가 존경하는 거장 엘러리 퀸의 『X의 비극』의 작품 속에 나오는 말을 인용한 것이다. 엘러리 퀸 못지않은 다잉 메시지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반전이 숨쉴 틈 없이 몰아친다. 『X의 비극』을 읽어보지 못해서 얼마나 두 작품이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르고 봐도 재미있었다. 보통 범인의 정체를 말하는 다잉 메시지가 복수를 위해 사용되어진 점이 신선했다.

마지막으로 「하얀 토끼가 도망친다」에서는 스토커 때문에 고민하는, 작은 극단의 간판 여배우 시미즈 레이나가 등장한다. 그녀의 고민을 함께 들어주던 극단의 멤버들은 이 집요한 스토커와 게임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문제의 스토커가 극단 근처의 초등학교 토끼 사육장에서 시체로 발견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는데, 의외의 곳에서 드러나는 살해 동기, 그리고 열차시각표를 이용한 트릭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열차 트릭이 아주 신선한건 아니었지만 범행의도가 생각지 못한 사건과 연계되어 재미있었다.

신본격 미스터리답게 읽으면서 트릭이나 범인에 대해서 한번도 맞추지 못할 정도로 잘 쓴 작품이었다. 중간중간 주인공 아리스가와 아리스로서의 독백이 웃음을 유발해서 굉장히 잘읽히는 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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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 - 5집 가장 보통의 존재 [재발매]
언니네 이발관 노래 / 블루보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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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을 기다린 언니네 이발관 5집이다. 정확히는 8개월 기다렸다. 작년 12월에 5집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해서 바로 나올줄 알았는데 계속 연기 되어서 이번에야 나온것이다.

언니네 이발관 4집 이후 뮤지션이라기 보다는 사업가로 성공의 길을 걷는듯했다. 2005년 인사동에 개업한 카페 '살롱 드 언니네 이발관'이 성공을 거뒀고 음악이 아니라 사업에만 몰두하는 밴드의 모양새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석원과 더불어 밴드의 투톱을 맡고 있던 기타리스트 이능룡이 탈퇴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을 반전시킨건 이석원에게 일어난 어떤 사건이었다. "죽어도 밝힐 수 없다"는. 본인만이 알 그 사건은 이석원에게 정말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구와 당위를 불렀다. 결심한 날 밤, 이석원은 이능룡에게 한 통의 문자를 보냈다. '미안하다,' 둘은 다시 만났고 이석원은 그 순간부터 가게에 나가지 않았다.

곡 작업 3년, 레코딩 1년, 애초에 저예산으로 제작하려던 계획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당초 예산의 3배가 소요됐다. 앨범 발매일은 미뤄지고 미뤄져 5차례 변경되었다. 그리고 앨범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언니네 앨범은 1집부터 4집까지 1번 트랙이 초반 멜로디가 강력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의 1번 트랙은 기타솔로 없이 통기타로 잔잔히 시작된다. 1번트랙부터 이전 앨범과는 확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존의 언니네 팬들이 외면할 정도로 달라진건 아니고 언니네의 감성은 유지하면서 스타일이 상당히 다르다는 인상을 준다. 3,4집이 장식을 많이 한 케이크같은 인상을 준다면 5집은 생크림을 다 걷어낸 카스테라 같은 느낌이다.

 

가장 보통의 존재라는 앨범 제목처럼 자신이 특별하지 않은 보통사람이란걸 깨달고 느끼는 쓸쓸함이나 외로움이 가사에 뭍어 나는데 여러모로 공감대가 잘 형성되었다. 그만큼 슬프기도 하고.

앨범 커버가 기대보다 너무 단순해서 실망했지만 음악만큼은 4년의 제작과정이 이해될만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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