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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내 이름을 안 불러 줘 ㅣ 보리 어린이 9
한국글쓰기연구회 / 보리 / 1998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제목으로는 언뜻 연상이 되지 않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일기모음 책이다. 남의 일기 몰래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일기쓰기를 과제로 받게 되면 그 때부터 '일기'는 숙제로 여겨지게 되어 엄마와 아이의 줄다리기가 시작되기 마련이다. 우리 아이도 마찬가지였는데, 아이들이 일기 쓰라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어쨋든 아이에게 강요해서 일기를 쓰게 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기에 억지로 쓰게 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쓰지 않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어떤 방법이 좋을지 모색하기 위해 관련 책(<일기쓰기 어떻게 시작할까>)을 읽어 보았고 실천이 중요하다 싶어 직접 일년 정도 일기를 쓰기도 하였다. 아이에게는 다른 아이들의 일기글을 읽어 보게 하면 좋을 것 같아 이 책을 구입했다. 1학년 아이들의 일기를 읽으면서 웃음을 짓기도 했고, 또래 아이들의 마음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 우리 아이도 일기 쓰는 것을 어려워 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일기의 다양한 글감과 표현을 알게 된 것 같다. 일, 이학년 아이들이 쓴 일기이다 보니 맞춤법이 틀린 곳도 있고, 사투리 그대로 쓴 글, 대화한 이야기 글 등을 그대로 일기로 쓴 것도 있는데 아이는 이런 부분들이 무척 재미있나 보다. ^^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일기글은 "선생님 때리지 마세요"였는데 글 속에 등장하는 그 선생님이 이젠 학생들을 때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아주 절절하게 써놓았다. 반장 아이인데 자기가 반아이들에게 떠들지 말라고 할테니 때리지 말란다. '.. 구박을 하더라도 때리진 마세요. ..... 친구들을 때리면은요. 친구들이 아파요. 제발 때리지 말고 말로 하세요. 제발 제발... 때리지 마세요.' (이 일기가 책에 실린 걸 그 담임 선생님이 아실까?.. ^^; ) 글 쓰는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읽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아이들이 쓴 일기를 보면서 아이들의 일기 쓰기 능력을 좀 더 커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