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간 참새 그림책 보물창고 18
모디캐이 저스타인 지음, 천미나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영국의 한 청년이 미국으로 건너가서 자벌레의 피해를 목격하고 참새를 미국으로 들여와 이를 없애는데 기여했다는 실제 일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 <쌍둥이 빌딩 사이를 걸어간 남자 >, < 와일드 보이> 등과 같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나 인물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담아내는 모디캐이 저스타인의 작품으로 ‘참새 짹 존 바슬리’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릴 때부터 참새를 가까이 하며 자란 존 바슬리는 일자리와 돈이 부족한 영국을 떠나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간다. 필라델피아에서 페인트 공인 된 존은 자벌레들이 잎들을 모조리 갉아먹는 바람에 나무며 덤불가 죽어가는 것을 보게 된다. 필라델피아에 사는 새들은 자벌레를 잡아먹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었다. 존은 자벌레를 잡을 방법을 생각하다가 어릴 때부터 가까이 했던 참새를 떠올리고 시의회에 참새를 데려 올 경비를 요청하지만 거절당한다. 그러나 존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대서양을 건너는 험난한 항해를 하여 영국으로 온다.

 이 곳에서도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지만 존은 의지를 굽히지 않고 참새 천 마리를 잡아 영국으로 데려간다. 영국 참새 천 마리의 미국 이민 대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겨울을 나고 봄이 되어 참새를 풀어 놓지만 처음에는 참새들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품는대만 신경을 쓸 뿐, 자벌레는 쳐다보지도 않아 실망을 안겨준다. 그러나 새끼 참새들이 태어나자 마침내 참새들이 수천 마리가 넘는 자벌레를 잡아 새끼들에게 먹이면서 필라델피아에서는 자벌레가 점차 사라지게 된다. 참새들도 사람들도 행복해 하고, 존은 '참새 짹'이란 별명과 함께 불리게 된다.

 - 존이 참새를 이용해 자벌레를 없애려고 한 방식은 과학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천적을 이용하여 해충의 수를 줄이는 '생물학적 방제'이다. 레이첼 카슨이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인해 야기될 '침묵의 봄'을 경고하였듯이, 해충 박멸을 위해 살포하는 살충제는 그 독소가 결국 먹이사슬을 타고 상위층으로 거슬러 올라와 사람에게까지 해를 미칠 수 있다. 그에 비해 '생물학적 방제"는 생태계 안에서 견제와 균형이 이루는 방법으로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충분한 연구가 뒤따라야 엉뚱한 피해를 낳은 결과를 막을 수 있다. 원래는 그 지역에 서식하지 않던 생물이 어떤 경로를 통해 유입되면 생태계에 교란이 생길 수 있다. 이 책 뒤표지에 언급되는 까치의 경우, 원래 제주도에는 서식하지 않던 까치를 모 신문사 기념행사로 몇십 마리를 육지에서 데려와 방사하면서 일이 생겼다. 제주에는 까치의 천적이 없던 탓에 마구 번식하여 생태계가 흐트러지고 농가에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낳았다.(출판사 도서 소개 참고) 블루길, 베쓰, 황소개구리처럼 외국에서 유입된 생물이 먹이사슬의 상위층에 자리 잡는 바람에 토착 생물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었지 않은가. 물론 이런 결과를 가져 온 것은 바로 우리 인간들에 의해서였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

  저자는 이 그림책을 참새들을 이용한 자벌레 퇴치라는 성공적인 결말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끝내지 않는다. 끝 장면에서 참새들이 시끄럽게 울어댄다고 사람들이 불평을 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간사하고 이중적인 면을 꼬집고 있다. 지긋지긋하게 여기던 자벌레로부터 해방되어 좋아할 때는 언제고 소음을 일으킨다고 귀찮아하다니...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환경오염과 먹이 부족으로 살 곳을 잃어버린 새들이 점차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예전에는 그 흔하던 제비며 참새 등을 이제 도시에서는 구경하기도 어렵게 되어버렸다. 시끄럽다고 불평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인간들은 이미 충분히 자연을 파괴하고 혼란시켰다. 이제 더 이상 인간을 기준으로 한 사고 방식과 잣대만으로 자연을 재고 휘저어서는 안 될 것이다.(리뷰를 쓰다보니 짤막한 결말 부분을 너무 확대 해석해버린 듯...^^;;) 

댓글(3)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08-31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똘이맘, 또또맘 2006-08-31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전 지금 보육원 마당에 있는 나무에서 울부직고 있는 매미와 새 소리를 경청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니 자연의 소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아영엄마 2006-08-31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유아들~초등 저학년이 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똘이맘,또또맘님/여름에 매미 소리는 가끔 듣는데 가끔 까치나 볼 수 있을까, 새소리는 좀처럼 듣기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