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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사자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5
인드라프라밋 로이 그림, 기타 울프 엮음, 이경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배고픈 사자>는 인도의 옛이야기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그에 필요한 노력(노동)을 해야 한다'라는 교훈을 담은 그림책이다. 게으른 사자 싱암은 먹이를 얻기 위해 쫓아다니기 보다는 더 쉬운 방법-사람들이 말뚝에 매어 놓은 염소를 먹어치우자는-을 떠올린다. 우리나라 속담 중에 사리에 맞지 않게 노력도 없이 남의 물건을 거저 차지하려고 한다는 뜻의 "털도 아니 뜯고 먹으려 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싱암이 딱 그 짝이다.-그보다 더 한 경우도 있긴 하다.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질 날 기다리면서 입 벌리고 있기...^^;
그런데 마을로 가던 싱암의 눈에 참새가 눈에 뜨이고, 배가 고픈 터라 당장에라도 잡아먹으려 하자 참새 꾸루비는 꾀를 낸다. 타려던 기차는 놓치고, 꾸루비가 구해오라던 물건을 겨우 구해서 가려던 차에 싱암에 눈에 말뚝에 매인 새끼양 아두가 들어온다. 그런데 본문 뒤에 실린 글에 나오는 말처럼 싱암이 만나는 동물마다 '어쩌면 그렇게 하나같이 영리'한지 싱암은 매번 당할 수밖에 없다. 거기다 처음에 시장에서 질겁하고 도망갔던 사람들도 단단히 벼르고 싱암을 기다리고 있었던지라 사자는 혼비백산하여 겨우 도망을 친다. 이 장면을 보면서 조금 다른 내용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옛이야기 팥죽할머니와 호랑이가 생각났다. 할머니도 잡아먹고 덤으로 팥죽을 먹으려던 호랑이나, 참새도 잡아먹고 케이크도 먹으려던 싱암이나..
봉변을 당하고서야 다시는 속지 않겠노라 다짐을 하지만 사슴 마안이 어리석은 싱암에게 결정타를 먹인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쉬운 방법만 찾으려다 번번이 속아 넘어가는 사자 싱암을 보고 있노라면 그 어리석음을 비웃다가 나중에는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싱암의 깨달음처럼 처음부터 '진짜 사냥'을 했더라면 진작에 먹을 것이 생겼겠지 않는가... 우리 삶도 마찬가지이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과 수고로움이 따라야 하는 법이다. 우리 아이들도 싱암이 준 깨달음, 삶의 지혜를 가슴에 새기고 삶에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책의 그림은 인도 서부의 전통 가옥 벽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법으로 그려진 것이라고 하는데 그림들이 단순하면서도 독특하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사람들이나 동물의 모습을 탐정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작품-춤추는 인형-에 나오는 암호 같은 단순한 기호 형태로 그려놓았는데 하나하나 다 다르게 표현해 놓아 살피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숲의 나무 또한 형태를 단순화하여 해초 같은 느낌이 들도록 표현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