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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무 - 병마와 싸우고 있는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ㅣ 몸과 마음을 키워주는 그림책 1
조이스 밀스 지음, 브라이언 서번 그림, 정선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아이가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의 바람과 달리 아이들은 종종 다치거나 많이 아플 때가 있다. 열이 나고, 코피를 흘리고, 설사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여기저기 생채기가 나고 멍이 들거나 뼈가 손상되어 깁스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아픔으로 힘들어 하긴 해도 치유가 되는 경우에는 다행이지만 어떤 아이들은 소아암이나 백혈병 같이 불치의 병을 앓거나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 등으로 어릴 때부터 큰 고통을 겪기도 한다. 아이들은 아파도 그 아픔이나 고통에 대해 어른처럼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지라 아이가 얼마만큼 힘들어하는지, 어떤 생각이 드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과연 아이들은 신체적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주위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이 그림책은 폭풍우로 인해 잎들이 떨어져 나가고 가지가 부러진 작은 나무가 몸과 마음을 치료받아 건강을 되찾는 모습을 담고 있다. 가지가 부러진 작은 나무는 두 마법사에게 치료할 수 없는 가지는 잘라내는 등의 도움을 받지만 왜 자신의 가지가 부러진 것인지, 자신이 뭘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는지를 생각하며 슬픔에 잠긴다. 육체적인 아픔은 마음에도 영향을 미치는지라 심리적인 고통과 좌절감, 자포자기하는 마음이 생기기 쉽다. 그러나 병을 이겨내려는 의지와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려는 마음의 자세가 수반되어야 병을 이겨내고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작은 나무는 친구인 다람쥐 아람이와 어루니 마법사, 만지니 마법사의 위로와 격려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다시 웃음을 되찾게 된다.
이 그림책을 보다 문득 몇 년 전, 친정아버지께서 입원하신 병원을 찾아 갔을 때의 일이 생각났다. 병원 현관에 바람을 쐬러 나온 듯 휠체어에 힘없이 앉아 있는 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는데 우리 아이들이 그 옆을 지나쳐 현관 안으로 신나게 뛰어가고 있었다. 항암치료를 받아서인지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그리고 바싹 여윈 그 아이는 갑자기 구토가 치미는지 보호자가 얼른 수건을 내밀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프고 한편으로는 내 아이들이 건강한 것이 감사하게 여겨졌었다. 무엇보다 또래인 아이가 활기차게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그 아이나 보호자가 행여 마음으로 아파하지 않았나 싶어서 미안한 마음에 그 옆을 지나쳐가기가 죄송스러워졌었다. 과연 그 아이는 병을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았을까? 그렇게 되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란다.
본문 뒤에 아픈 아이들을 이해하고 돕는데 도움이 되는 세 편의 글이 실려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동기와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행복한 마법의 숨쉬기'-어린이를 위한 긴장 이완법>, 마지막으로 심리학 박사가 심각한 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당한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인 고통, 아이가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돕는 방법 등에 대해 조언한 글이 실려 있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도 슬픔에 빠져 힘들어하게 되는데 아이가 병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가 희망을 가지고 강인한 마음으로 아이가 용기를 잃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 그림은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선명하나 디즈니 만화풍-동물들이나 난쟁이 모습의 마법사 등-의 느낌을 풍긴다. (시리즈 2권인 <부드러운 버드나무>는 다른 일러스트가 그림을 그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