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샤를 페로의 꼬마 엄지 ㅣ 마루벌의 새로운 동화 11
샤를 페로 지음, 클로틸드 페렝 그림, 최내경 옮김 / 마루벌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태어날 때부터 작고 약해서 형들에게 놀림을 받던 막내 '꼬마 엄지'가 괴물의 손에서 형제들이 목숨을 구한다는 내용의 그림책으로, 샤를 페로의 원전을 바탕으로 완역한 것이 특징이다. 속지의 도서 정보에 이 책의 대상 나이를 초등 3학년부터로 잡고 있는데 이는 내용 중에 무섭거나 잔인하게 여겨지는 부분들(<신데렐라> 등, 그의 동화에 그런 요소들이 많음)이 있고, '옛날 프랑스와 현대 우리 사회의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연령의 어린이'들이 읽을 때 의미가 있다(편집부)'고 여겨 그렇게 표기한 모양이다.
- 그렇긴 해도 초등 2학년인 아이에게도 보라고 책을 주었는데 괴물이 좀 무섭게 생기긴 했지만 이야기 자체는 별로 안 무섭단다. ^^;
* 어릴 때는 이야기 속에 -발목을 자른다는 등의 잔인하게 여겨지는 부분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이야기의 한 요소로 여기고 넘어갔는데 어른이 되어 아이에게 책을 접해주는 입장이 되니 아무래도 그런 부분들이 신경이 쓰이게 된다. 그래서 옛 이야기나 명작 동화류의 전집도 일부러 사지 않았는데 <옛이야기의 매력 1> 등의 아동문학에 관한 책이나 관련 기사를 읽어보면서 옛이야기가 어린이의 성장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 앞부분을 보면 가난한 나무꾼 부부가 아이들을 굶어죽는 것을 볼 수 없어 숲에 버리기로 한 것, 꼬마 엄지가 하얀 조약돌과 빵 부스러기를 길 찾기 용도로 사용한 점 등이 '헨젤과 그레텔/그림 형제'의 설정과 비슷한데 시기상으로는 페로의 동화가 앞서 간행되었다. (가난으로 고통받을 때 아이들을 죽이기보다는 버리는 것을 종교적인 해결책으로 여긴 점 등은 동. 서양의 문화적인 차이로 보아야 할 듯.)
부모에게 버림받은 일곱 아이가 숲을 헤매다 어떤 집을 발견하고 하룻밤 재워줄 것을 청하게 되는데 그 집 아주머니의 남편이 바로 어린 아이를 잡아먹는 괴물이다. 꼬마 엄지를 비롯한 일곱 아이는 괴물의 아내의 도움으로 숨지만 결국 괴물에게 들키고 다음날 죽을 위험에 처한다. 그런데 괴물에게도 일곱 명의 아이(딸)가 있었고, 꼬마 엄지가 이들과 모자를 바꿔치기 하는 기지를 발휘하여 죽음의 위기를 넘기게 된다.
나중에 꼬마 엄지는 자신을 쫓아오다 잠이 든 괴물의 신발-한 발짝에 70리를 가는-을 훔쳐 신는데 그 뒤 두 가지 결말을 들려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꼬마 엄지에게 부여된 착한 사람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첫 번째 결말보다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돈을 번 두 번째로 제시된 결말이 더 마음에 든다. 샤를 페로는 몸도 작고 말도 잘하지 못하여 바보라 놀림을 당하던 엄지가 형제들을 구하고, 나중에 크게 돈을 번다는 이 이야기를 통해 외모 면에서 보잘 것 없는 아이라 하더라도 가족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교훈을 전달하고 있다. 완역한 내용에 크로틸드 페랭의 그림이 동화의 맛을 살려주고 있다.
* 샤를 페로/프랑스- 페로 동화 1697년 간행
그림 형제/독일- 그림동화 (1812~18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