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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 엄마 좀 찾아 주세요! ㅣ 그림책 보물창고 17
게이코 가스자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는 혈연을 중시하는 풍토이다 보니 입양은 쉽지 않은 결정이고, 주위 사람들의 반응 또한 입양 가족을 힘들게 하는 부분들이라 입양을 하더라도 쉬쉬~ 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입양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아이에게 말해주는 가족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 그림책은 공개입양을 한 둘째아이에게 입양에 대해 자연스럽게 말해주고 싶은 소망을 가진 한 독자가 추천하여 출간된 작품이라고 한다. 입양을 주제로 한 또 다른 그림책인 <고슴도치 아이>은 마음의 상처를 지닌 아이가 새로운 부모를 만나 사랑받으며 그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풀어낸 책이라면 이 그림책은 간결한 문장과 동물들이 등장하는 밝은 톤의 그림을 바탕으로 서로 달라도 한 가족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외톨이 아기새 '초코'가 엄마를 찾아 나서서 마침내 자신을 받아들여주는 엄마를 만나게 된 이야기이다. 엄마를 찾아 나선 초코는 길을 가는 동안 기린, 펭귄, 바다코끼리 아줌마를 만나 자신과 비슷한 부분을 언급하며 "아줌마가 우리 엄마가 맞지요?"하고 묻는다.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서로 다른 부분을 지적하며 마치 그 때문에 엄마가 될 수 없는 것이 속상하다는 듯이 한숨을 쉰다. 초코에게서 같은 점을 찾기보다는 다른 점을 찾으려는 동물 아줌마들의 모습에서 맞아들이기보다는 거부할 이유부터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가슴 한 구석이 뜨끔해진다. 이런 저런 이유로 거부당하고 자기랑 닮은 엄마를 찾지 못한 초코는 자기랑 전혀 다르게 생긴 곰 아줌마를 보고는 엄마가 될 수 없을 거라 여기고 슬퍼서 울고 만다.
하지만 곰 아줌마는 초코에게 엄마가 곁에 있다면 어떻게 해주었을 지를 물어보고는 초코가 말하는 대로 안아 주고, 볼에 입을 맞춰 주고, 함께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춘다. 외모로 볼 때 닮은 점은 하나도 없지만 진심으로 초코를 위하는 곰 아줌마의 따뜻한 마음이 그 큰 덩치만큼이나 커다랗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 둘이 곰 아줌마네 집에 도착하자 세 아이-히피(하마), 앨리(악어), 피기(돼지)가 몰려나와 이들을 맞이하고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과 곰 아줌마가 이 네 명의 아이들을 꼭 껴안고 앉아 있는 마지막 장면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웃지마, 큰일나!>의 작가 게이코 가스자의 또 다른 작품.
- 곰 아줌마가 쪽~ 소리 나게 뽀뽀해 줄 때 초코가 간지럽다는 듯이 눈을 질끈 감은 모습이나, 엄마가 되면 어떤지 묻자 눈을 동그랗게 뜬 모습, 상상의 동물 만들어 내기처럼 여러 동물의 특징을 합해 놓은 곰 아줌마의 모습을 상상해 보며 함께 웃는 둘의 모습이 참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