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 블루 2
외르크 카스트너 지음, 이수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형식의 팩션 소설로,17세기의 유명한 화가인 렘브란트를 등장인물 중의 한 사람으로 설정하고 빛과 어둠이 공존했던 당시의 암스테르담을 시대적인 배경으로 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빛과 어둠의 마술사라 불렸던 렘브란트의 삶을 엿볼 수 있는데, 명성을 날리던 시기를 지나 파산으로 인한 경제적인 곤란과 너무나도 사랑하던 아들의 죽음 등의 불행을 겪는 말년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화가로서의 수입으로는 먹고 살기가 힘들어 또 다른 직업을 가진 주인공을 통해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무명 화가의 고단한 삶을 엿볼 수 있으며, 화가가 추구해야 할 바를 논하는 장면에서 예술가의 고민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가족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라스프하위스 감옥에 투옥된 염색 장인의 자살에 연이은 간수 오셀의 애인 살인 사건...  오셀과 함께 간수로 일하고 있던 코르넬리스는 사건의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어째 초장부터 불안한 출발을 보인다. 어설픈 탐정 노릇을 하려다 툭하면 사람들에게 봉변을 당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사건을 만들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거기다 아름다운 여인들 앞에서 흔들리는 남심(男心)이라니! 그래서 독자는 작품이 끝나는 순간까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코르넬리스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

  앞서 언급한 두 사건의 공통분모로 떠오는 것이 렘브란트 스타일로 그려진 초상화 그림으로, 코르넬리스는 사건 현장에서 사라져 버린 이 그림에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 렘브란트 스타일이긴 하나 그가 사용한 적이 없는 파란색이 사용된 그림. 과연 블루는 진정 죽음을 부르는 빛일까? 이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 제목에도 등장하는 파란색은 10세기 경에 성모 마리아의 옷 색으로 사용되기 전까지는  저주, 죄악, 죽음, 악마의 사악함 등을 상징하는 색이었다고 한다. 이 책의 기본적인 설정이 허무맹랑하게만 여겨지지 않는 것은 현대에 들어서도 색의 상징적인 의미-이는 나라, 문화, 종교, 경제 등의 요소에 따라 다르거나 바뀌기도 하지만-를 중시하고 색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팩션 소설인 만큼 저자도 이 작품을 쓰기 위해 많은 자료를 조사하였을 터,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역사적인 배경이나 사실적인 부분들이 작가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이야기와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렘브란트와 함께 실존인물임에도 조금 엉뚱하게 여겨졌던 레슬링 코치 로베르트 코르스, 세계를 무대로 뻗어나가던 동인도 회사, 수중 감옥 등등... 이 작품을 읽은 것이 계기가 되어 렘브란트의 생애나 그의 그림 등의 관련 정보들을 찾아본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띠지에 적힌, 작품 출간이 렘브란트 탄생 400주년과 맞물린 점을 강조하기 위한  '기념 대작'이라는 광고 문구는 조금 과장된 감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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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5-05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세시대때에는 블루는 악마의 색이라고 엄청 배척당했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