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암탉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8
정해왕 지음, 미하일 비치코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검은 암탉>은 러시아 최초의 동화로 원작가는 안토니 포고렐스키이며 우리나가 작가인 정해왕씨가 새롭게 글을 쓰고, 미하일 비치코프가 그림을 맡았다. 주인공인 알로샤는 기숙 학교에서 생활하는 아이로 다른 아이들과 달리 부모님이 2년 전에 학교에 알로샤를 맡긴 후 한 번도 찾아오질 않는 탓에 무척 외로운 아이이다. 요정과 기사 이야기를 좋아하는 알로샤는 공부도 잘하고 착해서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있으며 닭에게 모이 주는 것을 좋아한다. 털빛이 새까만 암탉에게 '까망이'란 이름을 붙여주고 특히 더 귀여워 해주는데, 까망이가 곤경에 처했을 때 알로샤가 목숨을 구해주면서 상상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일을 겪게 된다. 

 검은 암탉이 주인공을 데려 간 곳은 땅 속 나라로, 알로샤는 이 곳에서 키 작은 사람들을 보게 된다. 땅 속 나라 왕에게 절하는 알로샤의 모습에서 소인국에 간 걸리버가 연상되는데 그러고 보면 <꼬마 빌리의 친구 민핀>이라는 그림책에도 '민핀-나무 위에 사는 종족'이라는 작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는 작은 '움파룸파' 사람들이 나온다. 그리고 <마루 밑 바로우어즈>라는 동화책에도 작은 사람들, 바로우어즈-사람들의 물건을 빌려(?)쓰는 종족-가 등장하는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미지의 생물들, 특히 작은 사람이 살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은 요정 이야기만큼이나 신비롭고 흥미로운지라 종종 동화의 소재로 사용되는 것 같다.

 땅 속 나라 왕에게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아도 시험 볼 내용을 다 외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말하고 마법의 씨앗 한 톨을 얻은 알로샤는 자신의 양심에 굴복하고 자만과 못된 짓을 일삼게 된다. 결국 땅속 나라 왕과의 약속마저 어기면서 까망이에게도, 땅속나라 왕국에도 불행이 닥치게 하였으니 이 이야기는 아무 노력 없이 무작정 마법의 힘을 빌리는 것이 나쁜 결말을 가져다 줄 수 있음을 교훈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책이 도착한 날 큰 아이가 먼저 보고는 동생에게 <검은 암탉>이 슬픈 내용(그래도 스포일러성 발언은 안함~ ^^)이라는 언질을 준 탓인지 작은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 줄 때 자꾸 검은 암탉이 죽느냐는 질문을 해왔다. 물론 나도 결말을 미리 이야기 해주지 않고 꿋꿋하게 책을 읽어주었는데 읽는 중간에 한 일이 분 정도 자리를 비우자 아이가 다음 내용이 궁금하여 조바심을 쳤다. 안달하며 엄마를 기다리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결국 책장을 넘겨보는 아이를 보니 살짝 웃음이 났는데, 책을 다 읽어주고 나서 다시 아이를 보니 눈시울이 붉어져 눈을 비빈다. 너도 이 책 내용이 슬프냐고 물으니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딴청을 부린다. 이제 겨우 여덟 살인데 벌써부터 책을 읽고 눈물 흘리는 모습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건가? 후후~ ^^

-책의 그림을 보면 '알로샤'가 빨간 코트를 입은 것이나 긴치마 스타일로 추정되는 잠옷을 입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알로샤가 여자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 생각과 달리 '알로샤'는 남자 아이가 맞단다. 등장인물들의 의상이나 긴 머리를 나비리본으로 묶은 모습 등도 19세기 러시아 시대 사람들의 모습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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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3-10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아들녀석을 붙잡아 놓고 강제로라도 책을 읽어줘야 겠습니다...^^

동그라미 2006-03-11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이네요...

2006-03-11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11 1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11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