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살개 아버지 하지홍
허은순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368호인 삽살개는 우리나라의 토종견으로 몇 천년 동안 그 원형을 유지해 왔다니 놀랍기만 하다. 그런데 일제 시대에 군인들의 옷을 만든다는 명목으로 일본 사람들의 손에 의해 살육되는 수난을 겪으면서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그런 삽살개의 명맥을 이어나가게 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 중의 한 명이 하지홍씨로 이 책은 그가 삽살개 연구 및 보존에 힘쓰게 된 계기와 어렵사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까지의 일들을 하지홍씨 자신이 한 아이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엮어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어린 시절 아버지의 목장에서 기르던 삽살개들과 노는 것이 좋았던 그가 대학생이 되어 자신의 연구분야-미생물 연구-에 빠지면서 개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 일. 유학을 다녀온 후에 목장 여기저기에 묶여 제대로 돌봐주지 않은 티가 역력하게 보이는 삽살개의 모습을 보고도 외면한 일. 선택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을 하면서 마침내 삽살개 연구에 매진하기까지의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연구가 성공했을 때 얻게 될 명성,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될 것이라는 공명심에 들떴던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부분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누구도 가지 않으려 하는 분야에 발을 내딛고 꾸준히 매진하기란 쉽지 않음을 알기에 삽살개들의 아버지가 된 하지홍씨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사실 개 한 마리를 기르는 것도 손이 많이 가고 돈이 수월치 않게 들어가는지라 쉽지 않는 일인데 지원해 주는 단체나 독지가도 없이 혼자서 개를 먹이고 돌보는데 드는 여러 경비를 해결해야 했으니 그나 그의 가족들이나 모두 참 힘들었지 싶다. 언젠가 TV에서 삽살개의 모습을 잠깐 본 적이 있는데 덩치도 크고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털이 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통해 삽살개의 외양이나 사자처럼 용맹하며 주인만을 따르는 습성, 자폐아의 마음과 말문을 열게 해주는 치료견의 역할도 하였음을 알게 되었다.하지홍씨가 많은 고충을 겪으며 지켜온 우리나라 토종개 삽살개의 명맥이 앞으로도 잘 유지되어 많은 이들의 위풍당당한 삽살개를 애정을 가지고 키우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책의 실린 삽화가 사진인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그린 것) 같은 느낌을 주었는데 인터넷 서점 책소개 글에서 보니 사진을 찍어 리터칭이란 기법을 사용하여 만들어 낸 것이라고 한다. 
 
* 리터칭:인쇄에 들어가기 전 사진제판공정에서 흠집제거, 색조절, 강조 등을 위해 사진을 손질 하는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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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2-12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친구라지요....^^
한 주인을 끝까지 섬기는 우리 토종견들을 보고 있자면.
요즘 견공보다 못한 사람들이 많다..라는 생각이 자주 드네요..

아영엄마 2006-02-13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사람들이야 옛날부터 있어왔지만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니 참말로 큰 일이지요.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