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되어 시선과 박수를 받고 싶은 토미

주인공이 되고 싶어 ㅣ 그림책 보물창고 10
토미 드 파올라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3월

사람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를 부끄러워 하여 뒤로 숨는 사람도 있다. <오른발, 왼발>의 저자인 토미 드 파오라의 이번 그림책에 나오는 토미는 추수감사절 연극 때에도 모든 대사를 완벽하게 외워 선생님께 칭찬도 받았고, 무용학교에서 무대인사-미소를 짓고 멋있게-도 잘하여 무대 위에서 침착하다는 소리를 듣는 아이이다. 토미는 무대에 서는 것이 행복한 아이~, 흔히 하는 말로 '끼가 있는 아이'라고나 할까... 요즘 시대에는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는 분야를 찾아내어, 자신의 자질이 빛을 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아이들이 더 돋보이는 것 같다. 자신의 재능을 사람들 앞에 내보일 줄 아는 자신감 또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데 필요한 것.

  자신의 모습이 돋보이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사람들의 갈채를 받는 것을 즐길 줄 아는 토미는 이번에 유치부가 전교생 앞에서 공연하게 될 연극에서도 주인공을 맡고 싶어 한다. 거기다 공연 작품은 엄마가 수백 번도 더 읽어주어 잘 알고 있는 '피터 래빗'! 토미는 선생님이 들으시라는 듯이 친구의 귀에 대고 크게 말한다. -"나 피터 역 하고 싶어." 그러나 선생님은 계속 딴생각-무대에 섰을 때의 기분을 상상하느라-을 하고 큰소리로 떠드는 토미에게 피터 역이 아닌 맙시 역을 주신다. 여자 토끼인 맙시역을!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서 있기만 하는 토끼역이라니... 바라던 역을 맡지 못한 토미로서는 무척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내내 속상해 있지 않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 줄 방법을 생각해 낸다. 물론 연습 때는 맡은 역에 충실하게 가만히 서있기만 하지만~ ^^ 

 독자는 이 책을 보면서 자신이 사람들 앞에 나섰던 기억을 한 번쯤 떠올려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아이들을 보더라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졸업을 앞두고 부모님을 모시고 재롱잔치나 발표회 같은 것을 하게 되는데, 나름대로 연습을 많이 했어도 막상 무대 앞에 서면 대부분 무표정한 얼굴에 뻣뻣하게 굳어버린 모습으로 공연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 속에서 웃는 모습으로 즐겁게 하거나 빼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아이, 또는 엉뚱한 행동을 하여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아이들이 더 돋보이고 박수갈채를 더 많이 받게 된다.

 토미도 청중들 앞에서 연극을 공연하게 되자 주인공역을 맡은 아이의 행동을 따라하고 이것이 청중들의 시선을 끌고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것은 주인공이 받아야 할 찬사를 빼앗은 것이기도 한지라 나중에 토미는 그 아이와 선생님에게 이에 대해 사과한다. 그렇지만 토미는 여전히 박수소리가 기억에 남고 무대가 그립다.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토미의 모습을 보면서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우리 아이도 조금은 자신감을 가지고 사람들 앞에 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