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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부 아저씨와 크리스마스 ㅣ 미래그림책 42
자넷 앨버그 그림, 앨런 앨버그 글, 김상욱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집에 있는 그림책 중에서 유난히 아이들의 손길이 많이 간 책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우체부 아저씨와 비밀 편지>이다. 봉투를 열고 엽서나 카드, 광고전단지 등의 갖가지 읽을거리를 꺼내서 보는 재미가 있는 이 그림책은 어른인 내가 보기에도 매력적인 작품이다. 그러니 우체부 아저씨 시리즈의 새로운 책 <우체부 아저씨와 크리스마스>가, 그것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나왔으니 안성맞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당연히 시선집중! 아이랑 나랑 서로 먼저 보려고 책을 붙잡고 힘싸움을 벌였는데 내가 졌다(비닐은 내가 벗겼지만 밀고 당기다 책 상할까봐 포기). 아이는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 둔 싱글벙글 우체부 아저씨가 전해준 봉투를 열 때마다 계속 탄성을 지르고, "엄마 이것 보세요!" 하느라 난리이다.
금발머리와 여동생이 곰 네 마리에게 보낸 카드에 그려진 한 컷의 "크리스마스 날의 우스운 이야기"도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두 번째 집에 이르기 전에 우체부 아저씨가 지나가는 길의 풍경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먼 언덕 쪽에 하늘을 뚫고 자란 콩나무랑 일곱 난쟁이도 보이고, 접시와 스푼(Nursery Rhyme인 에 나오는 그 dish과 spoon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 봄)이 도망가는 모습도 보인다. -어디에 나오는 등장인물(사물)인지 모르고 보아도 그 자체만으로 재미가 있겠으나 그림책 내용의 기반이 되고 있는 이야기나 노래를 알고 보면 책을 보는 재미가 더 커지지 않을까 싶다.
빨간 모자 아가씨에게 배달된 것은 늑대 아저씨가 보낸 주사위 놀이 말판!! 우리 아이들도 자주 꺼내서 놀곤 하는데 말판에 적어놓은 주의사항-속임수를 쓰지도 말고, 얼굴 찌푸리지도 말고, 말다툼하지 말고, 이겼다고 으스대거나 졌다고 토라지지 말라는-들은 정말 적절한 조언이다!! 아이 둘이서 말판을 펼쳐놓고 주사위를 굴리며 놀다가 작은 아이가 져서 삐지니까 큰 아이가 그러지 말라고 적혀 있다며 주의사항을 보여준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험프티 덤프티씨에 배달된 것은 직소퍼즐~~- 9조각이라 유아들도 쉽게 맞출 수 있다. 우체부 아저씨가 네 번째로 방문한 꼬마 생강빵(진저브래드)이 받은 것은 6장짜리 작은 신문으로 읽을거리도 풍부한데다가 부록으로 '책 속의 공짜 책'까지 들어있지 뭔가!!
이 외에도 늑대아저씨가 받은 "늑대 감시원 안내서"와 산타 할아버지에게 우편물을 배달한 우체부 아저씨가 받은 멋진 입체 카드(만화경 엽서)가 마지막까지 보는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 입체 카드는 앞의 문구멍에 눈을 대고 카드를 앞뒤로 죽~ 당겨 늘여서 보면 안 쪽에 책에서 나왔던 등장인물들이 죽 늘어서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 그림책은 책 자체가 바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리란 생각이 드는데 앞으로도 크리스마스 때면 떠오르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 그리고 우체부 아저씨 시리즈는 총 3권이라고 하던데 나머지 한 권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