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 -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아이교육
이상금 지음 / 사계절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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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그림책을 좋아하는 것은 그 속에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상상의 날개를 달 수 있고 호기심을 채워 줄 모험도 할 수 있다. 게다가 그림책을 엄마나 아빠가 읽어 주면 그 기쁨은 두 배가 된다. 그림책은 읽어 주는 책이다. 혼자 읽을 수 있고 내용을 훤히 아는 책이라도 읽어 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그림책 읽어 주기를 되풀이해서 원하는 것은 이야기 자체의 즐거움을 재확인하고픈 의도도 있지만, 그것을 읽어 주는 사람고 함께 있고 싶어서일 때가 많다. 목소리를 듣고 체온을 느끼며 듣는 그림책 이야기는 감동도 두 배로 진해진다.-67쪽

진정한 의미의 그림책은 문학 작품이며 예술 작품이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그림책의 역사는 짧지만 그림책은 아동 문학 갈래 속에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에서 본다면 우리 나라 유아들은 그동안 마음의 양식에 굶주려 왔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1990년 대에 이르러 좋은 그림책이 활성화 되고 있다. 어린이에게는 그들에게 맞는 식단이 있다. .... 유아를 위한 마음의 양식은 그림책이다. 우리 아이들이 그림책 실조아 혹은 그림책 결손아가 되지 않게 하는 길은 전적으로 어른들의 양식과 노력에 달려 있다. -155쪽

책 표지를 만지고 무게를 느끼고 책장을 넘기는 손의 감각, 배를 깔고 엎드려 때로는 군것질도 하면서 읽는 소설, 잠자리에서 이리저리 뒤척이고 베개를 적시며 하얗게 밤을 새워 읽는 장편 소설, 때로는 야외 나무 그늘에서 또는 강가에서 시집이나 수필을 읽고 먼 하늘에 시선을 던지며 되새기는 감동, 여행길 기차 속에서 읽는 책, 도서관 서고에 들어가 오래된 책이나 신간들의 수많은 책들이 풍기는 특유의 향기에 취하며 얻는 충족감, 한아름의 책을 안고 발소리를 죽이며 열람실의 의자를 차지하는 설렘, 내가 찾던 구절이나 자료를 발견하는 기쁨. 이런 맛은 컴퓨터가 주지 못할 것이 아닌가.-179쪽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앞으로 새로운 동화나 그림책이 많이 나오겠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옛날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해주어야 한다. 그 이유는 첫째로 옛날 이야기는 민족의 정체성을 일깨우고 간직하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옛날 이야기를 통해서 세계적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림 형제는 몰라도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를 모르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폴 아잘이 자기는 어린이 책으로 어린이의 세계 연방을 이룩할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옛날 이야기는 국제 이해를 돕는 지름길이라고도 했다. 우리 나라의 호랑이나 도깨비가 세계의 어린이에게 사랑받는 날이 오는 꿈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셋째, 가장 중요한 이유로 어린이는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고 원하기 때문이다. 한 인간의 일생은 인류 역사를 더듬어 발전한다. 인류가 원시 상태일 때 탄생한 옛날 이야기는 인생의 원시 상태인 어린이에게 가장 친근하게 와 닿는 문학이며 교훈이다. 돌연변이가 일어나지 않는 한 어린이는 영원히 옛날 이야기를 사랑할 것이다.-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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