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나무의 전설 마루벌의 새로운 동화 6
존 패트릭 루이스 지음, 크리스 쉬밴 그림 / 마루벌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음.. 이 책은 포토 리뷰를 올려보려고 했는데 사진 찍는 실력이 바닥 수준이라 도저히 안되서 포기하고 글로 쓰련다. 제목에 '전설'이 들어가니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임을 짐작하실터인데, 오하이오 주 쉐그린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은단풍나무에 얽힌, 구두장이 할머니 수잔나 드클레어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림에서 보통 어른 키의 세 배는 됨직한 할머니를 보고 있으려니 문득 '혹시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가 늙어서 그 할머니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찾아서 보니 안젤리카는 테네시 주에서 태어났다니, 살았던 동네가 다른 모양이다..^^;;

- 할머니의 키를 언급할 때 '여섯 자 여덟 치라나 여덟 자 여섯 치라나.'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치'라는 길이 단위를 모르면 몇 cm 정도나 되는지 어림잡을 수가 없다. 하긴 길이에 대한 개념을 습득하고 있지 않은 유아들에게 몇 cm라고 한들, 그 숫자가 길이를 짐작할 수 있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할머니가 이층집 앞에 서 있는 모습이나, 뒷 장의 구름위로 손을 뻗고 있는 그림이 글을 보완해 주는 것으로 여겨야 할 듯... 할머니의 마차를 끄는 말, 커다란 야생마 포포도 장난 아니게 크다.  그 주인에 그 말이라~

"구두가 우리들을 넓은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해 주는 거야. 그러니 우리들은 세상에서 걸어 나오기 전에 어떻게든 구두를 돌려 줘야 하는 거란다."
라는 말을 들려주시곤 하며, 구두 주인의 평생만큼이나 오래가는 구두를 만드는 할머니는 여섯 달에 한번씩 들리는 쉐그린 마을 아이들에게는 무척이나 보고 싶은 존재이다. 그런데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전혀 믿지 않는 레기라는 아이가 나타났다. 거울과 머리빗이 가장 친한 친구라는-딱 감이 오지 않는가?-  중간 가르마에 양 쪽 머리 끝이 위로 삐쳐 올라간 이 아이의 잘난 척~ 하는 모습을 한 번 떠올려 보시길~ 백화점표 특제 구두가 최고라고 말하며 할머니와 내기를 하겠다는 이 버릇없는 녀석을 뒤로 하고 할머니는 한 해의 절반의 걸리는 길을 다시 나선다. 마차를 타고 여행을 하며 대부분의 밤을 숲 속에서 혼자 보내는 할머니의 삶은 외롭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숲 속에서 동물들을 벗삼아 구두를 만드는 모습은 무척이나 고즈넉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그러나 할머니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점차 약해지는 모습이 안타깝게 여겨졌다. 머물고 있던 마을의 사람들이 만류했지만 할머니는 아프고 지친 몸으로 눈길이 헤치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여행길에 오른다. 쉐그린 마을 아이들과의 약속을 위해서... 아이들이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은단풍나무에 다달았을 때 아이들은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완성한 여러 종류의 신발들이 매달려 있는 광경을 보게 된다. 그리고 말편자 네 개와 커다란 여자 부츠도 한 켤레도 함께... 할머니는 자신이 들려주곤 했던 말처럼 세상에서 걸어 나가시기 전에 구두를 돌려주신 것이다. 은단풍나무의 나무 가지마다 신발이 매달려 있는 장면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며 나뭇가지 가득히 노란 손수건을 달아 놓았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아, 얼마나 가슴이 저릿했을까...

 이 책을 보고 난 아이들은 책 속에 나오는 구두가 매달려 있는 나무가 진짜 있느냐며 보러 가고 싶다고 한다. 정말 쉐그린 마을에 가면 그 나무를 볼 수 있는 것일까? 혹시 그 곳을 여행하게 되시는 분이 계시다면 신발나무를 한 번 찾아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딸아이에게 꼭 접해주고 싶은 책을 꼽아 둔 리스트가 있는데 이 책을 거기에 추가하려고 한다. 가장 힘세고 위대한 평원의 여인, 수잔나 드클레어 할머니와 야생마 포포를 기리며....(이 책을 보면서 위에 언급한 안젤리카와 함께 <마고 할미>가 생각났었는데 아랫분의 리뷰에도 비슷한 말이 언급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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