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좋아 아기 그림책 나비잠
이성표 그림,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 보림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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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속에 담긴 것은 단 열 네 줄의 짧은 문장. 그런데 그 문장 하나 하나에 다 별이 들어 있다.

나는 별이 좋아.
노란 별.
초록 별.

좋아하는 말은 들어도 들어도 매번 좋은가 보다. 이런 별, 저런 별, 별 이야기만 하니 별이 더 좋아진다. 책에 나온 글만 덤덤히 읽어주자면야 이삼분만에 덮어버릴 이 책 한 권으로 그 색 속에, 그 느낌 속에 아이가 푹 빠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읽어주고 공감하는 이의 재량일 것이다.

나는 별이 좋아.
밤하늘을 가르며 떨어지는 별.
지금 네 눈 속에 반짝이는 별.

아이의 마음 속엔 밤하늘에 흩뿌려진 무수한 별들이 수놓아져 있고, 아이의 눈 속엔 반짝이는 별 빛이 스며들어 있다. 작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며 "우리 아이 눈 속에 별이 들어 있는지 보자~"고 하니 자기도 엄마의 눈도 유심히 들여다 보며 말한다.

"엄마 눈에는 반짝이는 게 너무 많아~."

아이가 엄마의 눈에서도 별들을 발견한 것일까? 우리 모두의 눈 속에는 별이 들어 있으나 어른이 되면서 그 빛이 흐려져 존재감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빨간 별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든다. 사과 모양의 그림 속에 들어 있는 별들도 다 먹을 수 있는 것들인 것 같아서~ ^^

 책을 보면서 처음엔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좋아할만한 연령대를 훌쩍 지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단문의 짧은 문장... 재미나게 읽어줄거리도 없는데 이 책을 어찌 재미나게 읽어주고, 리뷰는 또 어찌 쓸까...하는 난감함. 나는 큰 아이에게 책이란 걸 접해 준 것이 4살 무렵이어서 이렇게 글자가 많지 않은 책은 작은 아이때 몇 권 구입한 것이 다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그랬다. '노란색'이 든 문장을 읽어줄 때면 세상의 모든 노란색을 다 안겨줄 것처럼 한없이 넓게 읽어주고, '빨간색'이 들어 있는 문장이 나오면 온갖 빨간 것들은 다 알려주려는 듯 이것 저것 말해보고... 그런데 이제 이 책을 보면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고 있는 걸 보면 혹시 나는 아이들이 이미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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