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의 천일야화 작은거인 1
우어젤 서플러 지음, 도복선 옮김 / 국민서관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날샌 사냥꾼 고양이에게 잡혀 잡아 먹히게 된 생쥐, 살려고 발버둥치지만 고양이의 발을 벗어 날 수가 없다. 이 상황에서 살기 위해 뭔 말인들 못 하겠는가! 허나 "전, 저전 말이죠, 아주, 아아아아주 특별한 생쥐랍니다. 슈우우퍼 생쥐, 특 슈우우우퍼 생쥐!"라고 외치는 말이 고양이에게 크게 어필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야기꾼 생쥐>라는 말에는 고양이도 귀가 솔깃한 모양인데 그가 하는 말 중에 "컴퓨터 마우스~"를 언급하는 것을 보니 이 이야기가 아주 옛날 것은 아닌 모양이다. 먹는 것을 밝히는 것만큼이나 호기심도 많은 고양이는 생쥐가 목숨과 자유를 걸고 제의한 내기에 동의한다.

 생쥐는 고양이가 듣고 싶다고 하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양이가 듣고 싶다는 말에 따라 용, 구름, 멜빵, 캥거루, 전등 등등이 등장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생쥐의 입을 통해 흘러 나온다. 고양이도 만만치 않은 것이 일부러 이야기 거리가 되지 않을 만한 것들을 골라서 생쥐를 곤란지경에 빠트리려고 한다. 그러나 고양이가 제시하는 소재를 가지고 얼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보면 이 생쥐가 확실히 이야기꾼의 기질이 있는 녀석인가 보다. "불을 뿜지 않는 용"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는데, 꼬마용이 아이들과 어울려 놀기 위해 더 이상 불 뿜지 않는 용이 되려고 노력한 것은 가상하지만 나로서는 불을 뿜는 용이 더 용 본연의 모습 같기 때문이다.

 "날샌 벼룩"편은 열 두 동물 순서를 정할 때 생쥐가 소의 등에 타고 가서 일 등을 한 이야기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꼽으라면 열한 번째 이야기인 "부엉이 유령"를 들 수 있다. 버려진 성의 탑에 살고 있던 여러 동물들이 새로 주인으로 온 사람들을 놀라게 해서 도망하게 하는 이야기인데 '브뢰멘 음악대'가 연상되는 내용이기도 하다. 동서양의 옛날 이야기를 많이 접해 보아서인지 대게의 이야기들이 그리 색다르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조금 안타까웠다.

 아무튼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솔직히 말하자면 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썩~ 재미나지는 않았다. 생쥐가 고양이에게 잡아 먹히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미하엘 엔데의 동화집 <렝켄의 비밀>을 읽은 뒤에 이 책을 본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러나 이 책을 읽은 초등학교 2학년인 큰아이는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다 재미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이야기의 재미를 따지는 요소가 다른 모양이다. (혹시나 싶어 말씀 드리자면 이 책에 실제로 천 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지는 않다. 그건 순전히 고양이 탓이다! ^^;;) 별 점은 재미있다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서 매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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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1 0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totorojjan 2006-12-01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달 독서클럽목록의 책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