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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 (반양장)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4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꼬마 여자 아이 마틸다는 천재이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걸 알아 주는 사람은 담임 선생님뿐이다. 어릴 때부터 혼자 글 읽는 것, 숫자 계산 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 마틸다는 책에서 모든 것을 얻는다. 마틸다에게는 책이 선생이자 친구였던 것이다. 그녀의 엄마나 아빠는 마틸다의 천재성에 코웃음을 치는 사람들이다. 언젠가 「나는 리틀아인슈타인을 이렇게 키웠다」 라는 책을 읽을 적이 있는데 자식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교육을 한 어머니의 태도와는 너무도 상반되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책을 본다고 나무라고 꼭 텔레비젼을 보면서 저녁을 먹어야 하는 가정. 아버지는 톱밥과 전기드릴을 이용하여 낡은 중고차를 그럴듯하게 꾸며서 남에게 팔아먹으면서도 그것을 아이들에게 당당하게 터벌리는 사람이다. 엄마는 텔레비젼과 빙고 게임에 빠져서 아이들의 식사도 식당에서 사오는 사람... 이런 가정에서 마틸다가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에게 복수하는 것이 통쾌하게 여겨졌다.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천재로 여기는 것을 말리는 것이 더 힘든 법이라고 하는데 마틸다의 부모는 자기 자식이 천재라는 것이 오히려 못마땅하고 못 믿을 일처럼 여긴다. 마지막에 사기 행각이 들켜 온가족이 도망갈 때 마틸다가 남고 싶다는 걸 맘대로 하라는 식으로 댓구하는 걸 보고 기가 막혔다. 정말 친부모가 맞는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런 부모 밑에 마틸다 같은 아이가 태어난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
이름도 괴상한 그 여자 교장 선생님도 너무나 황당한 존재였다. 땋은 머리가 싫다고 들어 올려서 빙빙 돌려 내던져버린다든지, 답을 틀리게 말했다고 귀를 잡아 들어 올리는 엽기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교육자라고 할 수 있는가 말이다. 마틸라가 넘쳐나는 에너지를 초능력처럼 이용해 제니 선생님을 아가다 이모(교장선생님)의 억압에서 구해내는 장면을 읽으면서 내가 다 가슴이 벅찼다. 그런 능력이 사라진 것을 크게 아쉬워하지 않는 마틸라에게서는 애어른다우면서도 천진난만한 성숙함이 느껴졌다. 선생님과 마틸라를 괴롭히던 존재들이 다 사라져서 마음을 놓고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