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걷는 악어 우뚝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52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엄혜숙 옮김 / 마루벌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알을 깨고 나올 때 서서 걸어나옴으로서 남들과 다른 면모를 보여준 우뚝이는 다른 모든 악어들이 네 발로 기어다니는 것을 알면서도 서서 걷기를 택한다. 특히 "키가 자라고 힘도 더 세지자 우뚝이는 네 발로 기어다니지 않고 항상 두 발로..." 라는 문장-원 글은 어떤지 모르겠으나-을 보면 우뚝이가 네 발로 기어 다닐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로 서서 걷는 방법을 택한 것을 알 수 있다. 남들과 다른 점을 내세우고 자랑스러워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랬다가는 오히려 다수에게 왕따를 당하기 쉽상인지라 오히려 자신의 장점을 묻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우뚝이는 다른 악어들은 볼 수 없는 덤불 너머의 풍경도 볼 수 있고, 물고기를 위에서 내려다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 한다는 것을 그의 표정에서 알아 볼 수 있다. 뒷짐을 떡~하니 지고 먼 곳을 쳐다보는 우뚝이의 모습이 참 근사해 보인다. 그러나 그의 장점을 인정해 주기보다는 "그런데 어쩌라구~"라는 투로 무시해버리는 다른 악어들에게 실망하여 길을 떠날 때의 표정은 실망에 젖어 있다. 음.. 비슷한 악어 얼굴인데 어떻게 이리 다른 표정이 보여지나 싶어 이리저리 비교를 해보니 톱니형태의 입 모양이 그 차이를 나타내주고 있었다. 입꼬리가 올라가 있으면 밝은 표정이고, 입꼬리가 처져 있으니 우울한 표정이 되는구나...

 길을 가던 우뚝이는 '물구나무서기'와 '꼬리로 매달리기'를 할 수 있는 원숭이를 만난다.  그것을 배우고자 하는 우뚝이에게서 서서 걷는 것을 시큰둥하게 대하던 다른 악어들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지녔음을 엿볼 수 있다. 그 육중한 몸에 물구나무서기나 꼬리로 매달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텐데... ^^;  가르침을 받는 이가 열심히 배우려는 열의를 지니면 가르치는 이도 열심히 가르치려는 열정이 샘솟는 법이다. 우뚝이와 원숭이는 궁합이 잘맞는 사제지간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배운 뿌듯함에 강가로 돌아가 이것을 친구들에게 보여주지만 악어들의 반응은 여전히 못마땅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우뚝이는 볼 수 있었다! 물구나무서기를 배우기 위해 자신처럼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악어들의 모습을... 이제 강가의 삶은 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말에 큰 여운이 남는다. 우리 아이들이 우뚝이에게서 남들과 다른 것을 겁내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삶의 커다란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깨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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