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을 사랑한 할아버지 문학동네 세계 인물 그림책 1
브라이언 셀즈닉 그림, 바버라 컬리 글, 이융남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은 이미 멸종해서 살아 있는 모습으로는 볼 수 없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대게 공룡에 대해 많은 흥미를 가지고, 어려워 보이는 공룡 이름을 줄줄 외울 만큼 열정적으로 좋아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책의 제목에 포함된 '공룡'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이 그림책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공룡에 관한 책을 열심히 들여다 보고, 공룡 모형 장난감을 모으거나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고 공룡모형 전시회라도 가서 직접 보게 되면 그 거대함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런데 과연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린, 그래서 그 실물을 본 적이 없는 공룡의 모습을 복원하여 우리를 놀라게 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자신이 만든 공룡 작품을 애정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는 하얀 머리의 할아버지, '워타하우스 호킨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때는 1853년, 한 남자가 손에 든 가방에서 종이가 빠져 나가는 것도 모르고 서둘러 어디론가 가고 있는 장면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선 '~한다."는 현재진행형의 문장으로 시작하는 서두가 마치 방금 한 편의 연극이 시작된 것처럼 느끼게 한다. 주인공이 여왕에게 들려주는 설명을 시작으로 공룡 모형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 소개된다. '4층짜리 집을 짓는 일'과 같다는 실제 크기의 공룡 모형 제작 과정이나 그의 걸작품을 공개하기 위해 공룡 모형 안에서 열린 멋진 파티 장면도 흥미를 끄는데, 이런 파티라면 아이들이 참석한다면 더 열광적으로 즐거워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워터하우스가 미국으로 건너가 공룡 뼈를 완전하게 조립하는 것을 두 번째 시기로 보고 있는데, 그가 건립하려던 고생대 박물관의 조감도를 보니 정말 멋진 건물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에게도 난관이 닥칠 줄이야... 세찬 비가 쏟아지는 공원 속을 홀로 걸어가는 그의 모습에서 외롭고 힘든 길을 앞서가는 사람의 고난함과 절망감이 느껴졌다. 그가 지구 생명체가 진화해 온 역사를 그림으로 그리는 모습에서는 미켈란젤로가 성당 벽화를 그리는 모습을 연상했다면 과장일까? 공룡 모형과 과거와 현재의 사람들을 한 화면에 담고 있는 그림은 시간을 건너 뛰어서도 워터하우스의 작품이 사랑 받고 있음을 알려 주기 위해 각각 흑백과 컬러로 처리해 놓았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부패한 한 정치가에 의해 워터하우스의 꿈뿐만 아니라 아이들 역시 공룡모형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뒤편의 '글쓴이의 말'에 책 속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아, 12m가 넘는 공룡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큰 것일까? 우리나라에서도 공룡과 관련된 전시회가 몇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아쉽게도 우리 가족은 한 번도 가보질 못했다. 이 책을 볼 때 <미니 공룡사전>까지 가져와서 여러 공룡에 대해 찾아 보기까지 하는 아이가 공룡을 직접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 책 덕분에 아이와 더불어 나도 공룡 모형의 선구자였던 워터하우스라는 명인을 알게 되어 뿌듯했으며 그의 열정과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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