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요정이 춤추는 숲
장 요우란 그림, 얜 수뉘 글, 권상기 옮김 / 봄봄출판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그림책은 대만의 아리산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그림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 책이다. 요정이 등장하고 또 다른 세계를 만나는 등의 판타지적 요소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지라 어느 분이 책 선물을 하신다기에 이 책을 골랐는데 <볼로냐 국제아동도서 일러스트전 입선>을 한 작품답게 그림이 환상적이다. 처음에 책을 볼 때는 꼬마 열차가 지나가는 길에 있는 풍경 속의 학교 건물이 그 모양새나 색깔이 우리나라 학교와 외관이 비슷해서-저자가 타이완(대만) 사람임을 알고 봤으면서- 우리나라 화가가 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어 다시 한번 저자들의 약력을 살펴보기도 했다.

할머니가 가장 아끼던 보물이 든 작은 주머니를 지닌 아띠는 아빠와 함께 꼬마 열차를 타고 아리산으로 향한다. '꼬마 열차(미니 산악 열차)'는 세계에서 단 세 곳만 있다고 한다. 한 번 타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데, 그 기차를 타고 가면서 산의 멋진 풍경들을 감상하다니, 얼마나 멋지고 좋을까~ 아리산은 아띠가 할머니와 보름달 벚꽃 축제를 보러 가기로 한 곳인데 할머니는 그 약속을 지키기 못하셨다. 아이는 밤에 날아가는 벚꽃잎을 따라 갔다가 할머니에게 벚나무 꽃잎을 선물로 주었던, 그녀의 가장 특별한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꽃잎이 날아 들어가 버린 나무 구멍이 판타지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인 셈이다. 

 그 곳에서 벚꽃 요정이 봄의 신을 깨우러 오지 않아 동물들이 조만간 죽게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띠는 곰과 함께 신비한 목소리가 알려준 '투명한 은빛 진주'를 찾으러 떠나게 되는데 이는 추족의 하느님과 그를 따르는 곰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작가의 글('아름다운 숲의 재현')에 작품의 의도가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오랜 기간을 걸쳐 제작된 책이라기에 처음에 책을 볼 땐 이야기를 보고, 그 다음에는 그림을 보고, 그 뒤에는 작가의 의도가 담긴 부분들을 의중에 두고 좀 더 세심하게 책을 보았다. 벚꽃 요정은 아띠의 눈물을 통해 회생하는데, 은빛 진주가 눈물이고 이 눈물 덕분에 요정이 살아난다는 설정이 내용 자체는 이런 류의 이야기를 많이 접해 본 어른이 보기에 조금 진부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뒤에 펼쳐지는 벚꽃이 만개한 아름다운 장관은 그런 점을 잊게 해 줄만큼 화려해서 내용보다는 그림에 눈을 빼앗기기 쉽다. 

 그리고 그림 하나 하나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산과 나무, 동물들에게서 아리산의 생태와 타이완의 원주민인 추족의 신화를 그림에 담고자 한 장 요우란의 의도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달팽이처럼 생긴 나무, 석상이 겹쳐놓은 듯한 산, 조각이 새겨진 듯한 아름드리 나무들... 작은 아이는 책에 등장하는 벚꽃 요정이 너무 귀엽다고 한다. 같은 아시아권 나라의 그림책이라 더 반가웠는데,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 낼 수 있는 그림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4-11-23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4-11-24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처음 받아보는 땡스 투입니다. 뭔지는 모르지마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