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를 좋아하는 돼지
카르스텐 타이흐 그림, 가브릴레 키퍼 글, 조국현 옮김 / 토마토하우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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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로가 상대를 오해하고 착각하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잘 표현한 그림책이다. 우선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나오는 그림을 살펴보면 돼지들이 가지가 벌어진 나뭇가지 위에 자리 잡고 있는데, 멧돼지, 집돼지와 함께 이 책의 주인공 돼지 품종인 <트뤼펠 돼지>가 있다. (그리고~ 돼지는 돼지인데 진짜 돼지는 아닌 것이 둘 있으니 꼭 살펴 보시길! ^^) 트뤼펠 돼지에 대한 설명이 본문에 나오는데 송로버섯을 찾는데 이용하던 돼지라고 한다.- 송로버섯(Truffle)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세계의 3~4대 진미에 해당된다는데 향이 특이하고 생산량이 적고 찾기 어렵다는 희소가치때문에 매우 비싸다고 함.

트뤼펠 돼지인 주시 루스는 스파게티를 좋아해서 그 냄새를 따라 마이어씨 농장에 오게 됬다. 그런데 이 돼지가 좀 특별한 녀석이긴 한 모양이다. 주스는 마이어씨에게 자기가 먹을 스파게티도 있냐고 물어 본다. 돼지가 말은 한다는 것! 그건 정말 놀라자빠질 일일 것이다. 마이어 씨가 놀란 것도, 그 부인이 요술 돼지라고 생각한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마이어 부인은 "돼지가 말을 한다->요술돼지일 것이다-> 원하는 것를 주면 소원 세가지를 들어 줄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스파게티를 준다. 그런데 돼지가 먹을 거라고 아무렇게나 주지 않고 꽃병까지 곁들여 주는 걸 보면 마이어 부인은 나와 달리 세심하고 낭만적인 면을 지닌 성격을 지닌 것 같다.^^*

그녀는 주스에게 스파게티를 주고 또 준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파게티를 많이 먹을수록 소원도 많이 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주시는 주시대로 먹고 싶어 하던 스파게티가 눈만 뜨면 앞에 나타나 있으니 요술농장에 온 기분이다. 어쨌든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고 부인이 테스트(?)용으로 말한 소원 한가지가 이루어진다! 게다가 황금 경운기까지! 우후~ 흔히 바라던 소원이 이루어지면 '날아갈 것 같다'고 표현하지 않는가. 마이어 부인의 마음에는 행복의 날개가 돋혀 하늘이라도 날아갈 것 같지만 아, 안타깝게도 주시는 요술돼지가 아닌 것을 어쩌랴! 한순간에 현실로 되돌려져 마이어 부인의 황당해 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 내고 있다. 그나저나 마이어씨는 황당한 일을 연달아 겪어서 잠시 판단력을 접어둔 것일까? 도대체 왜 그랬어요!! 에그 아까워라~ 차라리 나에게 주지... 그런데 주시가 농장을 떠나는 마지막 장면을 보고 갑자기 생각이 분주해진다. 주시는 정말 요술돼지였던 것일까?

그림에 대해 언급하자면, 주시가 농장 울타리에 매달려 있는 장면-그림에 벽을 생략하여 붉은 문만 덩그라니 있다-을 보면 벽에 벽화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 이야기와 얼마간 연관이 있다. 다만 조금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은 주시가 스파게티 냄새를 맡고 마이어씨네 농장에 오게 됬다는데, 어떻게 농장안의 돼지 우리 안(붉은 문 안)에 있는가 하는 것이다. 나중에 그려진 우리 또한 높은 벽이 아닌 낮은 담으로 바뀌어 있어 좀 어리둥절했다. 그건 그렇다치고 마이어씨도 꽤 친절한 농부인가 보다. 가축을 위해 오늘의 메뉴도 적어 두고, 문 옆에 줄을 매단 종도 달아두었지 뭔가~ 이 외에도 이 책의 만화적인 그림들은 곳곳에 살필 거리가 포함되어 있고, 여기저기에 등장하는 풍부한 표정을 지닌 닭들도 그림 보는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어씨 부부는 홀쭉이와 땅달이를 연상시키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라 이 또한 재미있는 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닭이 알을 두 개 낳은 장면에서 닭들이 연출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착각은 자유라던가.... 그러나 상상의 나래를 펴는 그 순간만큼은 즐겁고 행복하다! 어른들도 가끔은 행복한 상상에 날개를 달아 공중에 붕~ 떠보는 건 어떨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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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11-18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이 닭이 알 두개를 낳은 것은 요술 스파게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는데... 생각해 보니 정말 그럴 듯 하더군요. 역시~ 애들은 예리하단 말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