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은 사고뭉치 동화는 내 친구 72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은 타고난 장난꾸러기이다. 그러나 장난꾸러기라고 규정짓는 것도 사실은 어른들의 시각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지 않겠는가.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한 마음에,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한 번 해 보고 싶어서... 어른들이 '장난', '말썽', '사건'..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 아이의 여러 행동들을 그들 나름대로 다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벌여 놓은 결과에 정말 기가 차고 황당해서 "왜 그런 일을 했느냐"든지, "아니 그게 왜 궁금하니?"라고 묻을 수 밖에 없다. 어떨 때는 너무 화가 나서 아이에게 이유도 묻지 않고 벌을 주게 될 때도 있다. 

 '에밀이 수프 단지를 뒤집어쓴 날'을 보면 에밀은 다만 수프가 맛있어서 마지막 남은 것까지 먹고 싶었던 것 뿐이다. 그래서 수프단지에 머리를 처박고 핥아 먹긴 했는데... 음, 머리가 안 빠진다. 가끔 아이의 머리나 손가락이 어딘가에 끼는 바람에 응급구조를 하는 장면을 TV에서 볼 때가 있다. 나를 비롯한 어른들로서는 아이들이 도대체 거기에다 왜 머리나 손가락을 들이 밀었는지 이해가 안되는데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거기에 넣으면 빠지는지 궁금해서 넣어 봤다"는 등의 매우 단순한 이유를 들려 주곤 한다. 수프 단지를 뒤집어 쓴 에밀은 결국 병원으로 가게 되는데, 그에 소요되는 병원비를 가지고 요상하게(?) 셈을 하는 에밀의 부모님이 나로선 더 웃겼다.

 그 외에도 에밀이 벌인 일들을 보더라도 마을사람들로부터 사고뭉치란는 말을 들을만 하다. 일 녀 내내 하루도 빼먹지 않고 장난을 쳤지만 여기에 다 적지는 않았다고 하니... ^^ 그러나 에밀이 서두에 언급되었던 훌륭한 마을회장님이 된 것은 아이가 어떤 말썽을 일으켜도 사랑으로 감싸주려는 엄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에밀이 쓰는 스몰란드 사투리를 우리말 사투리로 표현해 놓은 한토막을 보니 에밀의 말들을 다 사투리로 적어 놓았으면 이 책을 보거나 듣는 아이들이 엄청 웃어댔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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