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선물하고 싶어 벨 이마주 19
마리루이스 게 그림, 돈 길모어 글, 엄혜숙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얼마전에 학교에서 만난 한 아이 엄마가 들려주길, 유치원생인 어떤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게 보낸 편지에 "야, 내가 너 괴롭혀서 싫지? 그치만 그거 내가 널 좋아해서야. 나 너 포기 못했다!."라고 썼다지 뭔가~. 요즘 아이들은 참 조숙하기도 하지... 그런데 정말 그런가 보다.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러 여자아이를 괴롭히는 것으로 그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은 나이가  든 지금, 내 어릴 때 기억을 돌이켜 보아도 수긍이 간다.^^*

 물론 좋아하니까, 관심이 있으니까 더 괴롭히고 장난을 거는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일까?하는 의문을 가졌던 적도 있다. 정말 좋아한다면 왜 괴롭히는 걸까?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아이 오스틴은 옆 집에 이사온 에이미가 못마땅한 것처럼 행동하면서도 실제로는 그 아이를 좋아하게 된 모양이다. 겉으로는 에이미 이야기만 나오면 "웩!"이라고 하면서도 그 아이 생일 때 달을 선물할 생각을 한 것을 보라~  자신의 감정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나이이다보니 상대방에게 향하는 관심을 그런 식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모양이다.

 오스틴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임파서블맨 옷차림을 하고 찾아 간 것이나, 커다란 공룡을 만들어 보인 것이나 다 에이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우리나라에서도 남자가 여자에게 자신의 사랑의 깊이를 보여주려는 듯 '네가 원한다면 달도 따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을 생각보라. 오스틴이  달을 따 주기로 한 것은 그만큼 에이미을 좋아한다는 표현인 것이다. 하지만 달을 따는 것은 녹녹치 않은 일이라 밧줄로 겨우 붙잡긴 했는데 오히려 오스틴이 끌려 다닐 지경이다. 온 세상을 다 돌아 다닐 정도로...

 마침내 달을 붙잡아 에이미의 생일 선물을 마련한 오스틴은 생일 파티에 참석하여 자신의 선물을 보여 준다. 과연 에이미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자신을 위해 달을 따온 것을 보고 감동의 물결이 밀려왔을까, 아니면 따달라고 한 적도 없는 달을 가져온 오스틴을 이상한 눈길로 쳐다 보았을까? 후후후...  딸만 둘이라 잘 알지 못하는 사내아이의 심리가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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