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실 날실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8
주강현 지음, 안정의 인형제작 / 보림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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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일론 섬유가 계발되고, 공장에서 기계가 알아서 엄청난 옷감을 만들어 내고, 재단까지도 컴퓨터가 알아서 해서 대량으로 옷을 만들어 내면서 실을 잣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세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 책에는 옷감을 만드는 과정과 실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나와 있는데 집에 베틀이 없는 다음에야 실제로 실로 옷감을 자아내 보지는 못하겠지만 털실이나 종이 같은 것으로 씨실, 날실을 대신하여 옷감짜는 방법대로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옷 하나를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손이 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장마다 구름(목화솜?)으로 만들어진 듯한 두리뭉실한 녀석과 길쭉하게 생긴 캐릭터가 등장하여 아이들의 관심을 끈다.

 문익점님께서 숨겨서 우리나라에 들여 온 목화... 씨를 뿌려 열심히 가꾸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데 그 속에서 나오는 것이 바로 솜이다. 그런데 이것은 꽃이 지고 난 후에 생긴 열매인 '다래'를 따 먹지 않았을 때의 일이지만 그 시절 다래는 맛난 간식거리이기도 한 것이 문제이다.  한 아주머니가 회초리를 들고 아이들을 야단치는 이유인즉슨 아이들이 맛있다고 다래를 따 먹어 버리면 솜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적인 외모를 지닌 인형-찌그러진 듯한, 또는 왕방울만한 눈들이 좀 이상한 느낌을 주긴 하지만- 이나 초가집 지붕 위에 열린 둥근 박이며, 빨간 고추를 말리는 풍경이 참 평화롭다.  한국적인 색채가 흠씬 묻어나는 그림들이 푸근한 느낌을 준다. 식구들이 모두 나서서어 목화에서 하얀 솜뭉치를 때는 장면이나 아줌마들이 모여 솜을 깨끗이 하는 장면 등도 정겨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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