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그림책으로 만나는 셰익스피어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개리 켈리 그림, 브루스 코빌 다시 씀, 구자명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비극쪽은 피하려는 성향이 있어 세익스피어의 작품 중에 <한여름밤의 꿈>이나 <십이야>, <말괄량이 길들이기> 같은 작품은 읽었어도 4대 비극으로 꼽는 작품은 줄거리만 알 뿐 실제로 읽어보지는 않았다. 작가의 말을 보면 '마녀, 살인, 유령, 복수와 같은 끔찍하고 소름끼치는 이야기'가 어린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하였는데 공감하는 면도 있고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점도 있다. 과연 아이는 맥베스와 그의 아내가 지니게 된 탐욕-절대권력에 대한 욕망 -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장차 왕이 되실 분... 마녀가 들려 준 이 말은 과연 미래에 필히 일어나고야 말 일에 관한 예언이었을까, 아니면 미래에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만들 악의 씨앗을 맥베스의 마음 속에 심어 놓은 것일까? 맥베스의 흔들리는 마음을 사정없이 뒤흔든 것은 그의 아내...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라는 CF 카피나, '아내의 말한마디가 남편의 인생을 결정한다'라는 책제목도 있지 않은가... 맥베스의 아내가 맥베스의 욕망의 불씨에 기름을 붙긴 했지만 아이가 이 책을 통해 여자는 사악한 존재라는 관념보다는 아내는 나쁜 길로 접어드려는 남편을 옳은 길로 인도할 수 있는 힘있는 존재라는 인식을 해주었으면 한다.

 또 한가지.. 맥베스의 아내가 심약해진 맥베스를 대신해 사후처리까지 해낼 줄 아는 강철같은 면모를 보이지만 결국 그녀도, 맥베스도 떨쳐버릴 수 없는 악몽속으로 자신들을 들이밀어 자신들의 죄과를 치르게 되지 않는가... 성경에 '칼로 일어난 자는 칼로 망한다'라는 구절이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왕을 죽이고 왕이 된 자, 결국 맥베스 자신도 다른 사람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라. 그가 지나치게 예언에 집착한 탓에 불행의 길을 걷게 된 것에서도 배울 점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어두운 톤의 그림도 이 작품의 내용을 잘 반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라져라, 저주받은 얼룩이여!"라는 대사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아는 것도 영어문화권에 속하는 사람들이 문화적 교양을 갖추었음을 말해주는 예라고 저자는 적고 있다. 비록 그림책을 통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접하긴 했지만 이제 나도 이 구절이 나오면 출처가 어디라고 말할 수 있는 교양을 얻게 된 건가? ^^;- 이제 인생의 다양한 면을 접해 본 나이니만큼 기회가 되는데로 이 작품도 읽어 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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