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앙쥐와 태엽쥐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9
레오 리오니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프레드릭'에 나오는 생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쏙~ 빼닮은 새앙쥐가 등장한다. <초록 꼬리>에도 쥐들이 나오는지라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의 단골출연배우가 아닌가 하는 실없는 생각을 잠시 했다. 쥐란 녀석이 원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는 동물인데, 이 책에서도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사람들로부터 여러 가지 물건 세례를 선사(?)받는다. 그저 조그만 빵부스러기를 얻어 먹으려고 했을 뿐인데 사방에서 날아오는 물건들을 피해 구멍 속으로 피해야 하는 고달픈 신세인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자기랑 꼭 닮았지만 다리 대신에 바퀴가 달리고, 등에 손잡이가 달린 태엽쥐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는 생존의 위협을 느끼며 구멍으로 대피해야 하는 자신과는 달리 모두가 좋아해 주는 존재... 새앙쥐가 태엽쥐를 부러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혼자일 때 느끼는 비참함은 더 큰 법이다.  아무도 좋아해 주지 않는 존재가 느껴야 하는 외로움, 고독, 슬픔... 새앙쥐의 바램을 어리석다 비난할 수 없을 것이며, 나는 그런 소망을 지닌 새앙쥐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랑받는 존재가 되길 바라는 소원...  그런데 자신의 소원을 이루어 줄 존재가 있단다. 소원을 들어주는 대신에 인어공주의 목소리를 빼앗아 간 마녀같이 소원의 댓가로 무엇인가를 앗아가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저 보라색 조약돌만 찾아내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새앙쥐는 다른 선택을 한다. 사랑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해 무엇을 소망하게 만든 것은... 소원이 이루어져 같은 모습을 지니게 된 두 친구의 행복한 마음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다.  레오 리오니는 가슴을 따듯하게 해 주는 이야기 속에 교훈을 담아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진지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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