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공장 야옹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7
최양숙 그림 글,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사장 김아무개'라는 명판이 놓인 책상 뒤에 근엄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야옹이~ 그 뒤 벽에는 야옹이의 사진이 걸려 있다. 그럼 바로 이 야옹이가 사장일까? 물론 그건 아니다. 야옹이는 두부공장 김사장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공장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녀석이다. 아이에게 고양이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 뭐가 있을까? 하고 한 번 물어보자~  '고양이는 쥐를 잡는다'란 공식같은 개념을 습득한 아이들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중요한 일이 뭔지 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요즘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는 쥐를 잡는 용도 보다는 애완동물의 개념이 더 크다고 본다. 주변에서 쥐가 많이 사라진 탓도 있고, 집 안에서 생활하면서 주인이 주는 밥을 먹다보니 쥐잡을 일이 없어진 것이리라...  어쨋든 내게는 가장 중요하다는 '쥐잡는 일'보다는 야옹이가 김사장님 곁에서 도와주는 일들이 더 유용해 보인다. 종이를 꽉~ 눌러준다든지, 꼬리로 모니터의 먼지를 닦아 주기.. (속으로 야, 이거 정말 유용하겠는데~ 라며 쿡쿡 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두부공장이니까 두부 맛도 봐준단다..

 김사장님이 열심히 두부를 만들어 내는 공장안에는 쥐가 살고 있지만 야옹이는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다. 왜냐, "고양이, 공장 안 출입금지!!"이기 때문이다..  두툼한 콧잔등을 지닌 야옹이에 비해 쥐녀석은 상당히 날카로운 눈매를 지녔다. 매우 교활한 녀석이다!! 도망을 가도 야옹이가 들어가지 못하는 공장안으로 가다니...  거기다 뻔뻔스럽게 숨지도 않고 전깃줄을 갉아대고 있질 않나...

공장에 불이 난 장면에서 잠시 아이들과 토론을 벌였다. 왜 불이 났을까? 혹시나 싶어 뒷표지를 살펴보니 벽 쪽에서 쥐녀석이 또 다른 전깃줄을 갉아 대고 있지 뭔가! 옳타구나! 요 녀석이 범인이다! 그랬는데... 표지 그림과 내용 속의 그림을 비교해 보니 방향이 다르지 뭔가... 작가의 오류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때문에 불이 난걸까? 궁금증이 인다..

7년전 미국에 이민와서 동물보호소에서 처음 만난 김사장님과 야옹이... 가장 좋은, 그리고 오랜 친구인 야옹이를 걱정하며 슬퍼하는 김사장님의 마음은 진정이었다.. 두부가 들어 있는 통에서 기어나온 야옹이를 보고 섣불리 야옹이 때문에 불이 났다고 추측하거나, 출입 금지 명령을 어기고 공장안에 들어갔다고 야단치거나 하지 않는다. 그저 다정히 안아주며 얼마나 걱정했는지를 말해줄 뿐이다... 그리고 야옹이도 그저 야옹~하고 대꾸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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