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방주 미래그림책 30
피터 스피어 글 그림, 김경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기독교가 전세계로 전파되고 성경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같은 것이 영상 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이젠 특정 종교를 믿지 않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경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몇 가지씩을 알고 있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이집트에 내려진 재앙, 홍해를 가른 모세의 기적 같은 것들... 노아의 방주도 잘 알려진 이야기중의 하나인데, 특정 종교인이 아닌지라 노아의 방주가 어찌하여 이루어졌는지에 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세상을 창조한 '하나님'이 인간에게 실망한 나머지 세상을 물로 뒤덮어 버리기로 결정했다는 정도...

 초등 2년인 큰아이는 일전에 학교알뜰매장 행사에서 100원에 구입한 <무지개를 선물 받은 노아(전집중의 한 권인듯..)>라는 책을 통해 노아의 이야기에 대해 알고 있어서 일일이 설명하는 수고는 덜었다.  하나님이 정말 있는지, 노아가 아직 살아 있는지, 방주가 얼마나 큰지도 궁금하다는 아이에게-뒤의 두 질문이야 대답할 수 있는 거지만- '하나님'이라는 존재를 종교인이 아닌 객관적인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이 나에게 부여된 과제이리라....

 표지를 넘기자 말자 속지도 없이  나타나는 그림!  성은 불길 속에 잠기고, 전쟁을 위해 나아가는 긴 행렬 옆에는 죽어 나자빠진 인간과 동물의 시체들... 그러나 노아만은...평화롭게 살아가는 노아만은 하느님의 마음에 들었기에 새로운 세상을 시작할 임무를 부여 받는다... 방주 주위로 몰려든 수많은 동물들... 그러나 배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은 오직 각 종의 암수 한 쌍씩! 
 난 이 장면에서 참 마음이 아팠다.. 인간들은 그렇다 쳐도 동물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어 물 속에 잠기는 운명을 맞이해야만 했는지... 자신의 종족을 대표하는 한쌍을 방주로 들여보내면서 동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뒤에 남은채 세차게 내리는 비 속에 서 있는 동물들의 눈이 참 슬퍼 보인다...

돼지도, 쥐도 한 쌍~, 방주에 거미줄을 친 거미도 두 마리...  입장이 허용된 한 쌍을 제외한 나머지 날벌레들은 노아에 의해 입장 거부...ㅠㅠ  너구리, 코끼리, 개구리, 나무 늘보, 박쥐, 펭귄, 뱀, 달팽이 등등... 많은 동물들이 줄지어 방주에 오른다. 우리도 노아처럼 동물들이 한 쌍이 짝을 이루어 잘 .탔는지 잘 살펴보자~  으~ 그나저나 동물들이 쏟아내는 배설물의 양이 장난이 아닌데, 이 많은 걸 언제 치우고 먹이나.. 내가 다 한숨이 나온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똥, 오줌 같은 것들을 방주 곳곳에서 무시로 볼 수 있다! ^^;

 이 그림책에서도 보여지듯이 시간의 경과에 따른 장면을 연속해서 그리는 것을 파노라마 형식이라고 한단다.이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의 장면들을 따라가다 보면 동물들은 어느새 번식을 하여 자손을 번영시키기 시작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들(부엉이, 올빼미등이 연출하는 장면도~)도 여기저기에서 발견된다.  이것이 그림책을 보는 재미가 아니겠는가...

노아가 흰 새로부터 육지가 멀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나뭇가지를 받에 들고 동물들에게 달려가 구경시켜 주며  흐뭇해 하는 모습을 보라~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겠는가...노아의 미소 띤 얼굴을 보면 절로 함께 미소짓고 싶어진다.. 사람도 동물도 모두 기뻐하는데, 어째 처음으로 땅으로 내려서는 임무를 맡은 코끼리는 못마땅을 표정을 짓고 만다..ㅋㅋ 아니, 그보다 토끼는 엄청난 번식력을 지녔나 보다~ 떼거리로 몰려 나온다! 

 하늘에 무지개가 떠 있다. 무지개는 '하나님이 다시는 물로 세상을 심판하지 않겠다는 약속의 표시'라고 한단다... 비가 오고 나면 곧잘 보여지는 무지개... 진정으로 이젠 더 이상 심판은 없는 것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아무리 험한 세상이라도 모든 것을 쓸어 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도록 조금씩만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바로 노아처럼.... 다시 포도나무를 심으며 노아는 어떤 세상을 마음 속으로 그려 보았을까? 지금과는 많이 다른 세상이리라...

한가지 언급하자면 아이가 '방주'가 뭐냐고 하길래 물에 뜨는 배라는 어설픈 대답을 했는데, 실제로는 방주란 물 위에 뜰 수 있는 상자나 궤를 지칭한단다. 하지만 이 책에는 방주가 배모양으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번역자(김경연님)는 '하나님'이 아닌 '하느님'으로 번역해 놓았는데 종교인이 아닌 나로서는 이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 나 역시 과연 노아의 방주가 얼마나 큰지 궁금하였는데, 구약 성서 「창세기」제 6장에 방주의 크기는 '길이가 300큐빗,폭이 50큐빗,높이가 30큐빗이며…' 라고 쓰여 있단다.  1큐빗을 가장 짧은 46㎝로 계산한다는 전제로 나온 결과를 보니 1만 5천톤 이상이 되는 큰 배가 된다고 한다. 이는 농구코트 20개를 10개씩 2열로 배열한 넓이로서, 현재 축구장보다 길이는 더 길고 폭은 약간 좁은 넓이라고 하니 과연 상당히 크긴 한데 과연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동물들 한 쌍씩을 다 태울 수 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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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30 15: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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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31 0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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