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필요하니? 벨 이마주 10
헬메 하이네 글 그림, 김서정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푸른색 그림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고른 책인데 속그림은 전부 흑백으로 그려진 그림!  하지만 간결한 그림이 오히려 더 글이 말하는 바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명심해야 할  심오한 철학이 담긴 그림책이다. 과연 모든 것, 모든 이에서 우월하면 행복할까? 다들 좋아할까?

  알이란 게 다 똑같다고 여기던 엄마 까마귀... 애들은 다 똑깥지 뭐~ 하던 사람이 막상 자식을 낳게 되면 자기 자식이 세상에서 가장 이쁘게 보이고, 아이가 조금만 일찍 무엇인가를 잘해내도 천재 운운하게 된다. 그게 자식 가진 부모이다.. 그러니 엄마 까마귀가 자신이 낳은 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알로 여기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  바로 내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가장 특별하고, 예쁘게 느껴지는 엄마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하겠다.. 알에서 깨어난 아기 까마귀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면서 먹이를 주는 모습이 아름답게 여겨진다.
 모든 면에서 특별함을 보여주는 리하르트가 들쥐를 한 방에 날려 버리는 장면이나 건방진 독수리의 목을 자르는 장면 등은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어떻게 까마귀가 독수리 목을 조르겠어!"라고 하면서도 곰을 두들겨 주고, 자신보다 몇 십배나 큰 소를 때려 눕히는 그림을 보면서 조잘조잘~ 댄다. 그 표현들이 폭력적이고 거칠다고 느껴지기도 했지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교훈의 부수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힘센 까마귀가 될 거다!"라는 엄마의 말이 리하르트에게 독이 된걸까? 리하르트는 엄마의 말처럼 가장 힘센 까마귀가 되지만 결국 그것이 그를 외롭게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친구를 필요로 하는 외로운 리하르트에게 새하얀 까마귀-경험 많은 인생의 조언자-가 준 교훈은 '자기 자신과 싸우기'...

그것은 오랜 시간을 요하면서 가장 치열한 싸움었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친 리하르트에게 비로소 친구라는 것이 생기게 해준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잘 살고, 가장 뛰어나다고 해서 꼭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 책이 주는 메세지도 그런게 아닐까?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다고 해서, 모든 이의 위에서 군림한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누구에게나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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