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크면 어떻게 되나요? 벨 이마주 9
데비 길로리 그림, 조이스 던바 글, 이상희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1년 11월
평점 :
품절


 누구나 어렸을 때는 혼자 해 낼 수 있는 것들이 없어서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조금씩 자라면서 서투르게나마 스스로 무엇인가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 그렇게 대견하고 귀여울 수가 없다. 위태위태한 행동을 할 때면 마음 같아서는 얼른 달려가서 도와주고 싶지만 아이 스스로 어떤 일을 해내도록 그냥 두어야 한다. 마침내 그 일을 혼자 해냈을 때 성취감에 기뻐하고 자기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꼬마 토끼 월라는 이제 막 무엇인가를 스스로 해보려고 노력하는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잠옷을 벗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으려고 애쓰는 모습이나, 아침밥을 챙겨먹으려고 낑낑거리는 모습들이 아직은 서툴고 위태위태해 보인다. 월라는 결국 형인 윌록스비를 깨워서 도움을 받으면서 커진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월라는 '커진다는 것은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는 형의 말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궁금증을 풀어 간다. 정말 어른이 되어가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까? 행동은 그렇지만 오히려 정신적인 면에서는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월라가 칫솔 위에 치약을 짠답시고 여기 저기에 치약을 떨어뜨려 놓은 모습을 보니 우리 작은 아이 어렸을 때가 생각난다. 그 아이가 치약 짜는 것이 신기해서 일부러 짜서 주위에 묻혀 놓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혼자 치약을 짜고, 열심히~ 이를 닦고 헹구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니 다 컸구나 싶다..

 그런데 커지면 장난감이 필요없어진다는 형의 말에 월라가 시무룩해지면서 커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 나이일 때는 장난감은 매우 소중한 존재이다. 그런데 크면 이 소중한 존재가 필요없어진다니... 공감이 가는 말이다.  어른스러운 일을 하게 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알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까? -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즐거워하던 때가 점점 그리워지는 것은 내가 늙어간다는 증거이리라. - 책 속의 토끼 형제가 우리 아이들의 모습인 것 같아서 슬며시 웃음이 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