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 주사 무섭지 않아 - 그림책은 내 친구 내 친구는 그림책
후카이 하루오 글 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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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사'는 날카롭고 긴 바늘이 주는 아픔때문에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참 맞히기 어려운 것이다. 갓난 아기 때에야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사를 맞고 잠시 뒤에 아픔이 전해지면서 그 때서야 울음을 터뜨리곤 한다. 영문도 모르고 그냥 지나가면 오히려 어른이 신기해 한다.
  하지만 조금 큰 아이들은 이미 경험을 통해 주사를 맞으면 아프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에, 주사라는 말만 들어도 거부감을 표하고 만다. 그 때문에 아이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어 버린 주사를 맞히는 일은 엄마에게도 괴롭고 힘든 일이 되어 버리니...

 예방주사를 집중적으로 맞혀야 하는 유아기에는 아이들에게 '병원=주사=아픔'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병원에 갈 때마다 거짓말과 회유와 꾸중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주사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예 병원으로 가지 않으려고 떼를 쓰기도 하고,
병원 문 앞에서 안 들어가려고 버티기도 하고, 병원에 들어서자 마자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도 있다.

 귤배꼽을 단 아저씨로 유명해진 거인 아저씨도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는데 과연 어떨까?
처음에는 당당하게 주사를 맞는 곳으로 가서는 '주사따위는 무섭지 않다'고 큰소리를 친다!
하지만 간호사가 꺼낸 것은 보통 주사보다 몇 배가 더 큰 주사였으니...
거인 아저씨는 다른 사람들보다 덩치가 훨씬 크니까 당연히 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인데,
그런 것을 미처 예상치 못했던 거인아저씨로는 당황할 수 밖에 없으리라.

 이 부분에서 우리는 아이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어른이 보기에는 작아 보이는 주사도 어린 아이들의 눈에는 아주 커다랗게 보인다는 것을!
커다란 바늘이 자신의 몸에 꽂힌다는 것이 한 때의 따금함은 비교도 안 될만큼 커다란 공포이다.
당연히 아이들도 거인 아저씨처럼 도망가고 싶어질 것이다.
사실 다 큰 어른들도 주사맞는 것이 은근히 겁날 때가 있지 않은가~(나만 그런가? ^^*)
작은 아이는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면 작은 주사를 맞을 거냐고 물어보곤 한다. 큰 주사나 작은 주사나 맞을 때 따금한 것은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래도 작은 것이 보기에도 덜 아파보이나 보다.

 거인 아저씨가 도망가면서 벌어지는 소동은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이 쪽으로 도망하면 까마귀가 쫒아 온 사람들에게 거인 아저씨가 저기 숨었노라고 일러주고,
저쪽으로 도망가면 원숭이가 일러주니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지 뭔가~
자, 우리가 주사 맞지 않으려 하는 아이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가...
"'예방주사'를 맞지 않으면 큰 병에 걸려서 더 많은, 그리고 더 큰 주사를 맞아야 한단다"
거인아저씨는 악몽을 꾸고는 마침내 주사를 맞으러 간다~

 마지막 부분에서 나도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조삼모사'라는 고사성어도 생각나고...
과연 거인 아저씨가 생각해 낸 방법-한 번의 큰 아픔보다는 열 번의 작은 아픔을 선택한 것-이 더 나은 것일까?

 이 책은 거인 아저씨의 악몽을 통해 아이들에게 '예방주사의 중요성'을 인식시켜 주고, 주사맞는 것에 대한 공포를 조금이나마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울면서 겁을 내는 아이에게 주사를 맞히느라 애를 먹던 나에게나 아이에게도 도움이 된 그림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사에 대한 공포와 거부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겠지만,
그림책을 통해 어릴 때부터 주사에 대한 공포를 줄여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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