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멈출 때 풀빛 그림 아이 32
샬롯 졸로토 지음, 스테파노 비탈레 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 종일 놀고도 모자라 더 놀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왜 낮은 끝나야 하나"라는 의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 아이들도 가끔 밤은 왜 있는지, 어디서 오는지 궁금해 한다. 낮은 해와 함께 어디로 사라져 버리고, 소리없이 찾아오는 달과 밤은 어디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밤이 된다 해도 낮이 끝나는 것은 아니며, 어딘가 다른 곳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이 세상에 완전히 끝나는 것은 없다는 이야기를 낳는다. 어쩌면 누군가, 또는 무엇인가가 우리가 '끝'으로 여기는 죽음을 맞이한다 해도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시작하거나 다른 모습으로 시작한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는 엄마가 들려 주는 이야기를 통해 단풍이 들어 떨어진 나뭇잎이 자연으로 돌아가 새로운 나무와 잎이 나도록 도와 준다는 것이나, 가을이 끝나면 겨울이 시작되고, 다시 봄이 시작 되는 자연의 순환에 대해 알게 된다.  마치 과학동화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마치 '세상의 이치를 읊조리는 아름다운 시를 듣는' 듯한 느낌'이다.  '이 세상에 끝나는 것은 없다'는 말처럼 낮과 밤은 끝없이 반복되고, 자연의 순환도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잠자리에 누워 이 이야기 들으면서 달이 떠나고, 새로운 낮을 시작하기 위해 해가 찾아 올 때까지 우리 아이도 잘 자리라... 책 속의 아이처럼 맑은 미소를 지으며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면서....

 이 책의 그림들은 마치 아이들의 그림 같다는 느낌을 준다. 간결한 선으로 사물을 표현하고, 한 페이지의 그림마다 부각되는 주제가 한 가지씩 그려져 있습다. 찬란한 햇님, 바람에 춤추는 나무들, 흩날리는 민들레 씨앗들. 파도 치는 바다 속 풍경 등등...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그림들을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펼쳐 나갈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재미있게 놀면서 하루를 보낸 후 잠자리에 누운 아이에게 차분한 음성으로 '소근소근' 속삭이듯이 들려줄 수 있는 동화책이다. 특별히 웃기거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지지는 않지만 엄마가 아이에게 낮과 밤, 바람과 민들레 꽃씨, 파도와 바다, 구름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읊조리면서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해 주는 것이다. 아이보다는 엄마가 더 좋아하게 되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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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07-04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리뷰가 예술임다.

밀키웨이 2004-07-04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좋아하는 그림책입니다.
아니,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 살롯 졸로토의 글과 스테파노 비탈레의 그림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2004-07-04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