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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 이상한 친구가 전학 왔어요 - 2022 개정 교육과정 초등 국어 1학년 2학기 교과 수록 도서 ㅣ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8
데이비드 매킨토쉬 글.그림, 최지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5월
평점 :
신학기가 시작되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작은 아이가 집에 와서는 자기 반에 새로운 아이가 전학을 왔음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소식을 전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바로 그 아이랑 친해졌다며 집으로 데려온 것을 보고 내심 놀래서 속으로 '벌써 친구가 되었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그림책은 주인공이 전학 온 낯선 아이에 대한 거리감을 거두고 친구로 받아들이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의 원제를 보니 미국인들이 자신이 속한 집단 앞에 흔히 쓰는 "my"가 아닌 "our"를 쓴 점이 인상적이다.
화자인 '나'가 다니는 학교에 전학 온 '이상한 친구' 마샬은 (표지 그림에서 잘 표현한 것처럼) 우주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이 많은 아이다. 나의 책상에는 손에 잡을 수나 있을까 싶게 짧디 짧아진 몽땅 연필과 얇은 표지가 달린 공책이 놓여 있다. 반면 마샬의 책상을 보면 단단한 (고급 다이어리 수준인) 양장 표지의 공책과 깔끔하게 깍인 색연필들이 들어 있는 필통을 비롯한 펜과 잉크, 수정액, 자, 컴퍼스 등 온갖 문구용품들을 즐비하게 갖추고 있다.
새로운 친구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듯 외모-마샬의 귀 모양, 가르마를 곧게 탄 머리 모양, 새모이 같은 주근깨 등-도 조목조목 자세히 살펴 보고 평해 놓았다. 명품으로 보이는 안경테를 다른 아이의 안경을 빼앗아 쓰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 웃음을 준다. (안경테에 작은 글자로 적혀 있는 '레이번'이라는 상표명을 인터넷을으로 검색을 해보니 선글래스 전문 브랜드라고...) 가져온 점심 도시락도 다른 아이들과 달리 음식 이름이 적혀 있는 은박지로 싸여 있는 것들이다.
대게 어떤 공동체가 형성된 후 그 울타리 안에 새 사람이 들어오면 공동체 무리도, 새로 온 이도 서먹한 느낌으로 서로를 대하게 된다. 시간을 두고 탐색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 가까워지게 되기도 하지만 그 무리와 융화되지 못하고 외톨이처럼 겉도는 경우도 있다. 첫인상이나 분위기도 관계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아무래도 자기와 비슷한 점이 많으면 쉽게 받아들이지만 다른 점이 많은 경우에는 거리감과 더불어 약간의 반감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마샬의 경우, 집에 텔레비젼도 없고 대신 신문을 좋아한다는 역시 여느 평범한 아이에게는 반감을 가지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마샬은 다른 아이들과 달리 운동회에 참가하지 못하고 한 구석에서 가만히 앉아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밖에서도 항상 모자를 쓰고 있고 그늘 아래에 있을 때가 많은데 그게 오존층 때문이라니, 좀 유난스럽다고 여겨질만하다. 그러고 보면 피부도 유난히 하얗고 왠지 좀 병약해 보이는 것이, 운동에서도 제외시켜 주는 것을 보면 아픈 아이에 대한 배려일 수도 있겠다 싶다.
'나'가 마샬에 대한 거리감이 사라지는 계기는 마샬의 생일파티이다. 앞서 마샬이 풍기는 분위기를 비롯하여 생일 파티에 반 친구 모두를 초대한 것만 봐도 있는 집 아이구나 짐작할 수 있는데 모습을 드러낸 집 외관과 내부를 보니, 과연~. '나'는 지긋지긋한 시간을 보낼 거라 생각하며 억지로 생일파티에 가지만 예상과 달리 정말 신나게 뛰어놀게 된다. 집에 돌아갈 때는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것들이 담긴 선물 가방까지 받고! (이런 점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주인공이 마샬을 좋은 친구로 여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늘 따로 놀던 학교에서와 달리, 생일 파티를 즐기는 내내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고 나와 많이 다르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일 게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대할 때 편견이나 선입견 같은 것들이 더 크게 작용하여 색안경을 쓰고 판단하게 되곤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느끼는- 정말 이렇게 많은 면에서 다른(무엇보다 경제적인 격차가 큰) 아이를 쉽게 친구로 받아들일까 하는- 위화감 역시 나의 편견에게 기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그림책을 보며 맥컬리 컬킨 주연의 '리치리치'라는 영화가 떠올랐는데, 영화에서나 있을법한 일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가능한 일이기를 바라는 사람은 작가 뿐이 아닐 것이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마샬을 좋은 친구로 받아들인 '나'는 전학 온 또다른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수 있게 도와주려는 열린 마음을 보여준다. 나와 많이 다를수도 있는 사람을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