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무서운 늑대라구!
베키 블롬 / 고슴도치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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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를 떠올려 보면 무시무시하다거나, 늑대인간과 연관지어져(중세 시대의 영향도 크고!) 정말 무서운 동물이라는 생각부터 떠오른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늑대는 아무리 무서움을 강조해도 그다지 무섭게 여겨지지 않으니, 이런 그림책들을 통해 늑대의 이미지를 개선시켜 보자! 
  빨간 보퉁이가 달린 막대를 매고 고민에 빠져 마을로 들어 온 늑대~ 골목 뒷쪽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늑대를 보고 겁을 먹긴 먹었나 보다. 그런데 늑대의 고민이 무엇이냐~ 늑대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현재 배도 고프고 돈도 별로 남아 있지 않은터라 먹을 것을 구할만한 곳을 생각해 보는 중인 것이다. 그러다 마을 바깥에 있는 농장을 떠 올리기에 되는데.. 오호~ 먹을 것이 무진장한 농장이라..

그런데 배가 고파 헛것을 본 건가? 돼지, 젖소, 오리가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라니 늑대가 황당할 밖에.... 당장은 배가 고프니 한 놈이라도 잡아 먹아야 할 처지였던 늑대는 나름대로 무서운 모습을 보여 준다. 자신의 전매 특허인 울부짖음~  "아우-우우우-우우~~" 그런데 어째 반응이 신통치 않다.  책을 보고 있던 동물들이 '지나가던 개가 짖나?'는 듯 무심한 표정으로 책을 보면서 한마디씩 툭툭~ 던진다..아, 토끼랑 닭, 병아리 같은 것들은 부리나케 도망을 가는 걸 보니 늑대가 무섭긴 한가 보다. 그렇다면 그 차이는 책?

 안경을 치켜 올리는 젖소, 티백을 담궈 둔 찻잔, 사과를 한 입 베어 먹어가며 책을 보는 오리~~ 한 마디로 교양있는 동물들이다!. 거기다 돼지는 책 읽는데 방해된다며 황당해 하는 늑대의 등을 떠밀어 버리기까지.. 늑대가 별난 이 상황에서 자신도 교양이 있는 동물이 되기로 한 모양이다.  하지만 글을 모르니 바로 책을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일단 글을 배우러 학교로 간다. 남에게 무시당하는 것은 분명 열받을 일이지만 그전에 먼저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하지 않겠는가!
  열심히 공부한 늑대는 일학년 일 반에서 일등!!을 한다. 이제 늑대는 유식하고 교양이 있어졌을까?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공부를 해도 번번히 농장 동물들에게 퇴짜를 맞고 비웃음을 당하는 걸 보니 학문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임을 알 것 같다.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동물들에게 인정을 받기에 이른 늑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어떨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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