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 3
스테판 킹 지음 / 밝은세상 / 199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테리토리>. 지금 살고 있는 곳과는 다른 세상, 잭 소여가 스피디 파커 노인으로부터 받은 약을 통해 갈 수 있는 곳.. 아, 이 책이 미하일 엔데의 끝없이 이야기와 비슷한 판타지 소설일 것이라는 나의 상상은 얼마나 부질 없는 것이었던가!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를 알고 있는 내가 그런 상상을 한 것부터가 잘못인지도 모르겠다. <허클베리핀의 모험>에서 모티브를 따와 12세의 '잭'이라는 소년이 엄마의 생명과 테리토리의 여왕을 구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길은 순탄치 못했다는 말로는 표현될 수가 없다. 그런 고난과 험난한 여정을 12살의-우리나라로 치자면 초등 6년정도?- 혼자서 헤쳐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고통이었다.

 왜 하필이면 떠돌이 잭에게 그토록 어려운 임무가 주어져야 했던 것일까...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또 다른 형태의 나.. 잭은 테리토리에서는 '제이슨'이라는 이름을 지닌 여왕의 아들과 같은 분신자였지만 제이슨이 죽음으로써 결국 잭은 '단신자'의 존재가 된다. 그의 어깨에 걸려 있는 테리토리의 운명과 엄마의 생명, 잭은 몇 번이고 자신의 짐을 내던져 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테리토리가 아닌 현재 시대에서 머나 먼 곳을 찾아 가야 하는 잭은 부당한 대우를 하는 술집과 소년원 등에서 참고 견디기 어려운 대접을 받는다. 울프마저 죽음에 이르는 부분에서는 작가가 소년에게 부여한 고난의 수위가 너무 심하다는 비난을 하고 싶어질 지경이었다.

  현실에서 존재하는 철길과 테리토리에서 존재하는 철길의 길이와 도착하는 장소는 다르지만 두 세계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부적이 있는 곳으로 가려는 그들의 목적을 위해 잭과 리처드는 모험을 감행한다. -이 책에는 모든 가능한 세계의 '축'이라는 설정과 '기차'라는 소재가 등장하는데, 이것은 스티븐 킹의 연작소설인 <황무지>에서 나오는 설정과 비슷하다. -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온 절친한 친구인 동시에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아들인 리처드와 여행의 종착지까지 간 잭의 마음씀씀이가 어린이를 벗어나 13살의 건장한 소년이 되어 가는 잭을 느끼게 한다.  마지막으로 '악'을 방사능에 비유하는 작가의 논리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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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2004-06-24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디다 두었더라?
오늘 다시 찾아보아야겠습니다.
주유소 청바지와도 같은 옷을 입은 그 친구의 순박한 웃음이 떠오를 듯 말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