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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아저씨 배꼽은 귤 배꼽이래요 ㅣ 내 친구는 그림책
후카미 하루오 글, 그림 / 한림출판사 / 1996년 3월
평점 :
이 책의 주인공인 거인 아저씨는 내가 가지고 있는 거인에 대한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덥수룩한 수염과는 대조적으로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대머리에, 목이라는 신체의 한 부분은 찾아 볼 수도 없고, 전체적인 이미지도 땅딸막한 난쟁이처럼 보인다. 쳐진 눈썹과 송편처럼 생긴 눈모양, 얼굴 중간에 자리잡은 커다란 코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귀여움을 풍기는 인상이다. 특히 귤을 까서 아~하고 입을 벌려서 달랑 한 쪽만 떼서 먹는 모양새는 더욱 귀여워 보인다. 귤 한 개 정도는 통째로 다 들어갈만한 입이건만... 그리고 옷도 달랑 팬티만 걸치고 있지 뭔가~ 그 모양새가 꼭 아기같다.
그런데 이 거인 아저씨에게는 배꼽이 없다는 컴플렉스가 있단다. 그러던 어느날 입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었던 귤이 배꼽이 되겠다고 자청하고 나서지 무엇인가! 마침내 거인 아저씨의 트레이드마크인 '귤배꼽'이 탄생하게 되었는데 그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으니.... 일본작가의 그림이라 그런지, 등장인물들이 동양적이라 친근감이 가고, 그림을 이루는 선들이 모나지 않아서 부드럽고 귀여운 이미지를 풍긴다. 또한 돼지코처럼 생긴 동굴이 거인아저씨보다 백배는 큰 '산할아버지'의 코라는 설정도 재미있다.
우여곡절 끝에 거인 아저씨는 세상에서 제일 멋진 귤배꼽을 매일 새로 달게 되었지만 이전처럼 아무데나 부딪히게 하지 않게 신경을 쓴단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신체의 한 부분 한 부분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을 배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의 내용은 예전에 TV를 통해서 본 적이 있어서 구입을 하지 않고 대신 이 거인아저씨가 등장하는「예방주사 무섭지 않아」를 사서 읽어주었다. 그런데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결국 거인 아저씨가 귤배꼽을 가지게 된 사연을 담은 이 책도 구입하고 말았다. 유아들에게 읽어 주면 정말 재미있어 하는 그림책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