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지녔다고 현명한 것은 아니다

피튜니아, 공부를 시작하다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6
로저 뒤봐젱 지음, 서애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6월

 오로지 과시용으로 책을 잔뜩 사다가 책장을 장식하는 사람들을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다. 책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그 사람이 지혜롭고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책은 읽을 때 그 가치가 있는 법이다.  맹추 소리를 듣던 암거위 피튜니아가 어느날 자신이 똑똑해 졌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바로 '책'을 '.들고 다니기' 때문이란다. 펌킨씨의 "책을 지니고 있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지혜롭다'는 말을 엉뚱하게 해석한 피튜니아는 우연히 풀밭에서 발견한 책을 옆에 끼고 다님으로서 자기가 정말 지혜로운 줄 알고 행동한다. 착각은 자유라지만... 교만해져서 목을 있는데로 빼고 거드름을 피우며 다니는 모습이라니..  그 장면을 아이에게 읽어줄 때 피튜니아를 따라 계속 목을 죽죽~ 올리는 연기를하다가 내 목이 진짜 빠지는 줄 알았다.^^ ;

 순진한 농장 동물들은 피튜니아의 현명함을 믿고 자신의 어려운 문제에 대해 자문을 구한다.. 그러나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하지 않는가! 어설픈 자신의 지식만 믿고 엉뚱한 소리를 해대는 피튜니아 때문에 동물들은 오히려 아픔이 커지고 혼란에 빠지고 만다. 수탉은 '플라스틱 볏'이 떨어질까 흔들지도 못하고, 암탉은 아홉 마리에서 여섯 마리로 '갑자기 수가 늘어난' 병아리들 때문에 근심에 싸이게 된다. 피튜니아의 말을 무조건 믿는 그들의 맹신이 잘못되었다고 비난할 수도 없는 노릇인 것이 그들이 너무 순진해 보이기 때문이다. 

  피튜니아가 이전에 '맹추'라고 불린 이유를 알 것 같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할 줄 아는 것도 현명한 이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인가 보다. 차라리 글자를 모른다고 할 것이지 피튜니아의 무지로 인해 대형 사고가 터지고-그 탓에 동물들이 또 다시 부상을 당하고- 폭발과 함께 그녀의 교만함과 허영으로 찬 지혜가 날아가 버린다. 피튜니아도 지혜로워지기 위해서는 책을 들고다니는 것이 아니라 읽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니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책꽂이에 번듯한 책들을 잔뜩 진열해 놓는다고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책들 하나 하나를 읽음으로서 지혜는 우리 곁에 다가 오는 것이다. 그러니 얘들아, 오늘도 책 많이 읽자~ 아울러 나도 책 욕심만 낼 것이 아니라 깊이있는 독서를 해야겠다.. 내 마음 속에 지혜가 찾아들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