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천왕기 6 - 풀리는 매듭
이우혁 지음 / 들녘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치우천왕기는 판타지와 역사를 아우르는 작품이다. 이우혁이라는 이름을 독자들에게 알린 <퇴마록> 때부터 친숙해지면서 그의 작품에 기대를 많이 하며 읽곤 했는데 이번에 새롭게 내 놓은 이 책은 또다른 면을 보게 해 준다. '희네와 나래'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들 형제가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까지의 역경과 우정, 전쟁, 모략 등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포진한 재미있는 소설이다. 치우천(희네)이라는 인물이 역사서에도 등장하는 실존인물이라는 것과 중국의 고대 역사에 관한 고증도 흥미를 가지게 하는 부분이다. 

 치우천은 다리를 거의 쓰지 못하는 병자임에도 불구하고 아픔을 안으로 삭이면서 사람들을 이끄는 강인함을 보여주는 남자이다. 그의 동생 치우비는 영약을 먹고 천하에 이길 자가 없을 정도의 괴력을 지니게 된 장사이며 형을 끔찍히 위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적으로 돌아선 인물의 딸을 사랑하여 군율을 어기면서까지 찾아가기도 하는데 나로서는 그 점이 못마땅하게 느껴졌다. 큰 일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지 않는가. 자신의 사랑때문에 형이 곤란을 겪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치우비(나래)를 이해는 할 수 있어도 용납은 되지 않았다. 어쩌면 그런 면이 치우비를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지도 모르겠다. 이런 아우의 심중을 헤아려 둘의 사랑을 이어주려는 형 치우천의 마음씀씀이는 영웅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형으로서는 모습이기도 할 것이고..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부족들과 인물들이 조금 혼동되기도 했지만 그들이 치우천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나저나 여러 여자들과 인연이 엮이는 것을 보니 치우천이 주인공이자 영웅이긴 한가 보다. 그리고 동양 판타지물답게 등장하는 신수들(현무, 주작같은 동양의 상상의 동물의 전신)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과연 이번 이야기는 어떤 결말을 보이게 될까 매우 기다려진다. 판타지물을 제법 접해 보았는데 이 작품이 문학작품에 비견할 때 별 다섯 개는 되지 않을지라도 판타지문학에서는 별 다섯 개를 줄만한 작품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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