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와 도깨비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1
이상 글, 한병호 그림 / 다림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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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라는 천재 작가의 단 하나뿐이라는 동화에, 한병호라는 유명한 그림작가라는 수식어는 이 책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이다. 다른 이야기에서 나오는 도깨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의 산도깨비가 등장하는데, 꼭 바보 이반에 나오는 꼬리달린 악마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산오뚝이라는 이름도 있다는데, 그 이름이 내용에서 살지 못하고 묻혀버린 것이 조금 아쉽다.

 게으른 돌쇠가 유일하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황소이다. 그런데 어스름한 저녁이 되어 길을 가다가 갑작스래 만난 산오뚝이(도깨비)는 상처입은 몸을 치료할 수 있도록 황소의 몸을 빌려 달라고 한다. 도깨비가 황소의 뱃속에 들어가 상처난 꼬리를 치유한다는 설정을 접하고 개인적으로 그 도깨비가 마치 에어리언의 괴물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쇠는 산도깨비를 외면하느냐, 도와주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고, 도깨비의 간청을 받아들이는 쪽을 택한다. 그가 결정을 내리는데 황소의 힘을 세지게 해 주겠다는 산도깨비의 제안이 큰 영향을 주었겠지만 그의 천성이 착한 덕분이었으리 믿는다.  

 황소 뱃 속에서 기거하게 된 산도깨비의 약속대로 황소는 예전보다 더 많은 나무를 질 수 있게 되었고, 그 때문에 게으르던 돌쇠는 점점 더 부지런해지고, 예전에 비해 휠씬 잘 살게 된다. 그나저나 황소 뱃속에 들어간 산도깨비가 몸이 불어 못 나온다는데 어떻게 하면 꺼내줄 수 있으려나? 보살펴 준 은혜에 보답하고, 믿음에 대한 보답을 받는다는 이 이야기에는 어려움에 처한 이가 사람이든 동물이든 외면하지 않고 돌봐 주면 복을 받는다는 교훈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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