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비, 성균관에 들어가다 - 옛날 공부법으로 본 우리 역사 처음읽는 역사동화 2
세계로 지음, 이우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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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역사를 알 수 있는 역사동화이면서 옛 사람들의 공부법도 알려주는구나 싶어, 아이의 공부법에 대한 조언을 할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요량을 더해 이 책을 보았다.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은 학부모의 앞선 마음이려나? ^^* 글쓴이가 '세계로'로 기재되어 있어 소개 글을 찾아보니 대치동 독서 토론 전문 학원 선생님들이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썼다는데, 이야기를 쓴 이가 "손정혜"라는 작가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집 아이들이 참 재미나게 읽고 또 읽은 <꿈꿈이의 자연 학교> 시리즈를 쓴 그 작가분이구나 싶어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전작인 <이선비, 한양에 가다>에서 소과 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에 왔던 주인공 이세로(이선비)가 이번에는 조선 최고의 학교인 성균관에 들어가 생활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소과 시험에 합격하여 자신의 힘으로 성균관에 입학한 세로가 엄격한 규칙이 존재하는 성균관 생활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통해 학문을 대하는 자세와 공부를 하는 까닭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본문 글에 국비로 최고의 교육을 받는 성균관 유생들의 일상이 잘 드러나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꽉 짜인 일정과 엄격한 규정에 따라 생활하는 모습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공부에 매진하는 특목고 학생의 일상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균관 유생들에게도 (의복 세탁을 위해) 매월 두 번의 휴가가 주어지는데 이 때마저도 복습을 하고 유희를 즐겨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다 하니 참으로 쉽지 않은, 팍팍한 생활의 연속이었을 듯 하다. 
 



 세로는 소설책을 읽거나 노비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유희를 즐겨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어기는 등 자유분방한 면을 드러낸다. 이와 대조되는 인물인 맹윤호는 한양의 사부 학당 출신의 모범생으로,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원작)/성균관 스캔들(드라마)>에 나오는 가랑 이선준(박유천분)을 떠올리게 만드는 인물이다. 학문의 깊이가 남다르지 세로와는 출신지만큼이나 성격, 생각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초반에는 세로가 시골 서당 출신이라며 낮추어 보는 편협함을 드러내기도 하는 등 생각의 차이로 대립하는 관계이지만 곧 세로와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중반에 오해로 인해 서먹한 사이가 되기도 하는데 상대가 어려움을 겪을 때 서로를 감싸는 모습을 보이며 임금님에게 감동을 안기기도 한다. 어렵고 힘든 공부를 해나갈 때 함께 그 길을 가며 진실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는 가족만큼이나 참으로 소중한 존재이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 [옛날에는 어떻게 공부했을까요?]라는 제목 하에 정보 페이지를 두어 성균관에서 공부한 내용과 생활 규정, 학교 제도(서당, 향교, 사부학당), 선조들의 독서법과 공부법, 가정교육, 과거 제도를 살펴본다. 이이, 이황, 이덕무, 김득신 등 학문과 독서 분야의 본보기로 꼽는 인물(롤모델)들의 최고의 독서법은 현재의 우리 아이들에게도 최고의 독서법이 되어줄 것이다.

 과거에 우리 선조들이 공부한 것과 현재의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내용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공부를 하는 목표- 학문에 대한 이해와 지식 습득, 출세 같은 세속적인 것을 포함하여-와 공부에 임하는 태도와 좋은 공부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반복해서 외우는 암송처럼 기본적인 공부법과 더불어 토론과 비판하는 과정도 거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부가 될 터. 새삼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 안타깝게 여겨진다.



 세로는 과거시험의 시제를 보고서야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많은 아이들이 세로처럼 공부는 당연히 해야 되는 것으로만 여기고,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으리라. 부모가, 선생님이 하라고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혹은 억지로 하는 공부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이 책에서 "호학(好學)"이라는 단어로 집약되는, 배우는 것을 즐기고, 새로운 지식을 깨우치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낄 줄 아는 제대로 된 공부를 한다면 학창시절이 짧게만 느껴질 것이다.(시험을 대비해 벼락치기식 공부를 하곤 했던 학창시절을 뒤늦게 후회하는 이의 조언...^^*) 

 이야기는 맹윤호와 더불어 세로가 과거 시험에 합격한 후 고향으로 향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끝자락에 세로가 궁궐에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될 것이라 언질을 주는 것을 보니 다음 이야기가 또 나올 모양이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세로가 꼭 해 줄 일을 생각해 놓았다는 임금님과 함께 세로의 활약을 기대해보련다. ^^ 본문 뒤에 "성균관 Go! Go!"에는 성균관의 실제 모습(명륜당, 동재와 서재, 신삼문 등)의 사진과 간략한 설명,  성균관에 갈 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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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2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11-04-02 21:00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고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