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할까? - 일과 신발 그림책은 내 친구 27
정해영 글.그림 / 논장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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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여러 나라의 신발의 특색을 잘 드러낸 <누구 발일까?>이라는 그림책으로 눈길을 끈 정해영 작가의 신작이라는 소식에 귀와 눈이 솔깃했다.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 마음에 쏙 들었기에, 또한 우리나라 작가이기에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있던 터... 이번 그림책도 의성어와 의태어를 잘 버무린 리듬감 있는 본문 글과 콜라주 기법의 선명하면서도 입체감 있는 그림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는 재미와 듣는 즐거움도 큰 <누구 발일까?>를 네 살배기 아이가 참 좋아하여 읽어달라며 자주 꺼내 오는데, 신발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공통점 때문인지 최근 들어 이 책도 종종 간택을 받는다.
 




 이번 그림책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일과 관련된 신발의 모양과 기능, 특징 등을 알려준다. 이번 작품도 전작과 유사한 형식으로, 먼저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신발에 먼저 초점을 맞추어 크게 부각시켜 놓았으며 다음 장에 그 신발이 사용되는 현장을 배경으로 하여 전반적인 상황을 보여주며 발을 보호해 주는 신발의 기능과 정보를 전달한다. 간결하면서도 생생하게 다가오는 의성어, 의태어들은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모양이다. 소리와 행동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아이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지 몇 번 읽어주고 나면 아이가 먼저 표현을 한다. 

 신발 밑면에 징이 박혀 있는 축구화를 신은 선수의 발이 부각되어 있는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발 끈, 실땀 등 신발의 외양을 사실적으로 꼼꼼하게 묘사한 점이 인상적이다. 양말 역시 '정말 양말 같다!'는 생각이 들도록, 다양한 재료(헝겊, 종이, 실 등)를 이용한 콜라주 기법으로 신발의 질감과 입체감을 잘 살리고 있다. 
 


 한 마리 백조처럼 우아하게 춤추는 발레리나의 토슈즈는 겉으로 보기에 부드럽고 고운 천으로만 만들어졌을 것 같은데 발끝에 체중을 실어야 하는 발레리나의 발을 보호하기 위해 앞부분이 딱딱한 나무로 되어 있다고 한다. 화재 현장에서 뜨거운 열기로부터 발을 보호해주면서 물에 젖지 않는 기능이 더해진 소방관의 방수화도 눈길을 끌고, 표지 그림에 보인 신발은 어떤 신발일까 궁금했는데 어부가 신는 가슴 장화란다. 아이에게는 운동선수나, 소방관 등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이 (제각각 모양은 다르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적합한 신발을 신고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도 인상 깊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이런 저런 신발 구경을 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요상한 모양의, 실체를 한 번도 접해 본 적이 없는 아이에게는 정체불명의 것이라 여겨지는 것이 물고기와 함께 등장한다. 신발은 신발인데 꼬리처럼 보이는 그 것. 물고기들이 노니는 물 속에서 찰싹찰싹 헤엄치는데 도움을 주는 오리발이다. 아이는 이것도 발에 신는 것이라는 점이 신기한 모양이다. 푸른 풀밭이 펼쳐진 축구 경기장, 조명을 받으며 모델들이 워킹을 하는 화려한 패션쇼 무대, 물고기들이 몰려다니는 바다 등 일의 배경이 되는 장소가 역동적으로 펼쳐져 현장감을 더하고 있는 점도 이 책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본문 뒤에는 정보 페이지를 통해 신발의 특징을 좀 더 자세하게 보충 설명해 놓다. 방수화에 손잡이가 달려 있는 것도, 간호화가 따로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 정보 페이지를 통해 군화/피겨 스케이트/안전화 등 여러 종류의 신발의 장단점도 알 수 있다.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니 의류직물학과 산업 미술을 공부한 후 패션디자이너로 일을 했으며, 2009년부터 어린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출간된 작품을 보면 의복(옷, 신발)과 관련된 도서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잘 살려 자신의 꿈(작가)을 이룬 것에 부러운 마음이 인다. 

 작은 언니의 실내화도 신어보고 싶고, 큰 언니의 새 운동화도 신고 걸어보고 싶어 하는 우리 집 막내. 자기 신발은 아직 달랑 두 켤레 뿐인 탓인지 새로운 신발에 욕심을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다양한 신발들의 출현이 이채롭게 다가오는가 보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하는 일에 따라 모양이나 기능이 다른 신발이 있음을 명확히 인지하게 되면 또 어떤 종류의 신발들이 더 있는지 궁금해 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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